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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탁월한 재능, 일찍 발견해야 꽃 핀다”

10년전부터 영재프로그램 ‘주니어 대학과정’ 운영
중등 수업-대학수업 병행…조기 직업교육도 실시


“이제 슬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됐겠구나.”
본 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요나스 피게(19세)에게 말을 건넨다. 요나스는 본 대학교 수학과에서 벌써 4학기 째 수업을 듣고 있지만 아직 고등학생이다. 그는 수학전공과목들을 뛰어난 성적으로 이수했다.

독일에는 성적이 뛰어난 영재들을 지원하는 특별한 제도가 있다. 바로 주니어 대학과정이다. 10학년부터 13학년까지 고등학교 정규수업과 병행하며 대학에서 몇 개의 수업을 이수해 입학 전에 학점을 미리 따 놓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더 어린 학생들도 받는 곳도 있고 각 대학마다 주니어 대학생을 뽑는 기준은 좀 다르다. 그래도 대학평준화가 되어 있어 이런 제도 시행이 어렵지 않다.

이른바 주니어 대학과정 프로그램은 원래 미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 전통적으로 학습부진 학생들을 지원하는 교육정책이 우선이었던 독일이 10년 전부터 이러한 영재 교육도 시도하고 있다. 독일 이동통신 ‘도이체텔레콤’재단이 후원한다. 동급생보다 학업에서 앞서가는 학생들에게 대학 공부를 체험할 기회를 줌으로써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또 이 교육과정 참여 학생들은 수동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대학 재학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들을 누리게 된다.

독일에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은 현재 약 천 명 정도로 대개 수학이나 과학 쪽 전공수업을 듣는다. 물론 주니어 대학생이 될 수 있는 학생은 지능이 높고 학습의욕이 높아 정규 학교 수업에서 지루해하는 영재들이다.

쾰른 대학의 주니어 대학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울리히 할프리터는 “대학들은 나이 어린 영재들을 더 데려와야 한다. 이들의 재능이 이른 시기에 개발 될수록 학문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또 본 대학에서 주니어 대학과정의 상담을 맡고 있는 칼 레슁어는 주니어 대학생들이 고등학교 정규수업에서 불참해야 하는 수업, 각자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를 고려해서 수업 시간표를 짜 준다.

학습심리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 고등학생 중 최소한 3% 정도가 이러한 주니어 대학과정에 적합한 실력을 지녔다. 원래 현재 1000명 보다 더 몇배 더 많은 수천 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쾰른의 라인 김나지움 학교의 교사 롤프 타일은 “현재 고등학교 교사와 대학 교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부족하다. 이런 게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학교도 있다. 뮌스터 전문대학에선 교수들이 150km 거리를 멀다 하지 않고 아예 주니어 대학생들을 찾아간다. 2주마다 한 번씩 토요일에 25명가량의 그 지역 주니어 대학생들이 모여 대학과정 수업을 듣는다. 과목은 경제학이다. 이 수업을 듣고 학점을 따 놓고, 나중에 정식으로 대학에 들어가면 그 과목 이수가 인정된다. 뮌스터 전문대학 학장 클라우스 니더드렝크는 “우리는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재능 있는 어린 학생들이 우리학교와 인연을 맺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밖에도 고등학생이 좀 더 일찍 직업세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는 교육과정도 있다. 원래 인문계교육과정인 김나지움을 다녀 졸업하면 대학 입학자격을 얻는다. 졸업시험 아비투어가 바로 대학입학시험이다. 그러나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나서 직업전문학교에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인문계고등학교 재학 중에 직업전문학교 과정을 병행하는 과정이 생겼다. 본에 자리한 상업 전문 교육 학교 ‘프리드리히 리스트 콜렉’에서는 김나지움 재학 학생들 중 지원자들을 엄정한 심사를 거쳐 뽑아 교육 시킨다. 이 과정에 들어가면 고등학교 마지막 2년 동안 대학과정의 한 학기를 마칠 수 있다. 또 실질적 분야에서 직업교육도 받는다. 직업전문학교 교장 헤르만 혼은 “우리 학교의 학사 프로그램은 직업 교육과정에 통합되어 있다. 주니어 대학생들은 한 주에 수학, 경제영어, 독어, 등을 두 시간 씩 더 듣는다.”고 설명한다. 즉 이들은 직업교육과 대학교육을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병행하며 받는다.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엔 벌써 전문 직업 교육과정 중 3분의 1은 마친 셈이 된다.

고도기술 사회인 독일은 대학교육을 받은 양질의 인재를 필요로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볼 때 대학졸업생 연령이 높은 독일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문계 학교 과정을 13년에서 12년으로 줄이고, 석사과정만 있었던 대학과정에도 학사(Bachelor) 과정을 도입하는 등 대학졸업생 연령을 낮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영재 후원 교육 프로그램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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