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를 자율형 사립고나 아예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양한 명칭의 고등학교별 특징이 관심을 끈다.
중ㆍ고교생 학부모들은 본인들의 학창 시절에 들어보지 못했던 외국어고와 자율고, 자사고, 국제고 등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등장하면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21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외국어고와 자율고 등은 설립 목적이나 학교 운영, 학생 선발 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다.
◇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 = 외고는 글로벌 시대를 대비한 국제적 인재 양성이 설립 목적이며 현재 공립 14곳을 포함해 서울 대원외고, 부산 부일외고 등 전국에 33곳이 있다. 기본교과 교육과 함께 외국어 교과를 집중하여 교육하는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교별로 다양한 입시전형을 두고 있으나 일반전형, 영어능력우수자전형 등 대부분의 전형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고난도의 영어실력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바람에 사교육 경쟁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외고에 진학하는 학생의 중학교 내신성적은 대부분 전과목 5∼7% 이내에 들어간다.
국제고는 국제화, 세계화를 선도하기 위해 인문, 사회 계열의 인재양성을 목표로 세워진 학교다. 1998년 설립된 부산국제고를 비롯해 전국에 4개의 학교가 있다.
전 과목 내신성적이 상위 3% 이내에 들어가고 우수한 영어 인터뷰 능력을 인정받아야 합격권에 들 수 있다. 해외 유학파 학생이 많이 지원한다.
과학고는 평준화의 맹점인 수월성 교육을 보완해 과학 영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서울 한성과학고 등 전국에 18개 학교가 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과목 내신 성적이 상위 1∼1.5% 이내에 들어야 하며 올림피아드 대회 수상권 수준의 수학, 과학 실력을 요구한다.
이 밖에 기존 과학고를 대상으로 지정된 과학영재학교가 있다. 수학, 과학 분야의 '천재'들을 선발해 세계 수준의 과학 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고가 있다.
◇ 자사고·자율고 = 자사고는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사립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 도입됐다.
전남 광양제철고,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경북 포항제철고, 서울 하나고, 울산 현대청운고 등 전국에 6곳이 있다.
자사고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국민공통교육과정 56단위를 제외한 선택중심교육과정을 자율 편성할 수 있다.
학생 선발도 자유로워 학교 선택에 따라 지역 단위 모집은 물론 전국 단위로도 모집할 수 있고 전형 방법도 학교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단, 국·영·수 위주의 필기고사는 금지된다.
일반적으로 자사고에 들어가려면 학교 내신이 3∼5% 이내여야 하며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과 국·영·수 심층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자율고는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올해 서울 중동고, 부산 해운대고 등 전국 25개(예비지정 7곳) 학교가 지정됐다.
선택중심교육과정은 물론 국민공통교육과정도 50%까지 자율적으로 편성하도록 하는 등 기존 자사고보다 자율성이 더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지정 요건인 법인 전입금 비율도 3∼5% 수준으로 자사고의 25%보다 크게 낮아졌다.
선발 방식은 평준화 지역의 경우 관할 교육감이 결정하고 비평준화 지역은 학교의 자율에 맡겼지만, 필기고사는 금지된다.
서울지역은 내신 성적이 50% 이내인 학생을 대상으로 일괄 추첨하도록 했으나 다른 지역은 내신만으로 선발하거나 교과과목과 관련된 심층면접을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전형 기준으로 안산 동산고는 내신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경북 김천고는 내신과 더불어 언어, 수리, 외국어 심층면접을 한다.
부산 해운대고와 동래여고는 내신성적으로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고서 추첨하는 방식이다.
전인교육 실현과 고교 교육의 혁신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도입된 개방형 자율학교도 있다.
일반고 수준의 저렴한 학비에 학교별로 특성화된 교육과정이 장점으로 2010학년도까지 시범 운영될 예정이며 서울의 구현ㆍ원묵고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10개교가 지정돼 있다.
1단계로 학교 소재 자치구 거주 지원자 중 정원의 50%를 추첨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탈락자와 다른 자치구 거주 지원자 중 추첨해 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