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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학법 제정을 다시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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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9.11.05 15:30:21
전국 사립대 총장들이 지난달 30일 전주대에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건의문을 통해 "규제위주의 사학법을 조속히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2008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국회와 정부가 경청해야 할 소리라고 믿는다.

사립학교법은 1963년 제정 당시부터 사학의 통제를 목적으로 했고, 50여년이 흐르는 동안 통제는 강화되었다. 사학운영자를 잠재적 범죄인으로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 자유당 시절 사학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당시 만연한 사회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여 비리와 부정이 적지 아니하였기에 통제 위주의 사립학교법이 나름대로 시대적 소명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와 사학은 50∼6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다.

관학과 구별되는 사학의 본질은 자주성이다. 기업의 사명이 소비자에게 좋은 물건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이듯이 교육의 사명은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사학이 자주성을 최대한 보장받고 오로지 소비자인 학부모의 통제아래 교육에 전념할 때 최상의 교육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우리는 개인과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자유민주 체제를 채택하여 세계가 경탄하는 발전을 이룩했다. 그런 체제에서 사학만 그 자주성을 박탈당하고 사사건건 규제받아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국가의 통제와 사학의 자주성은 양립할 수 없다.

헌법이 명시하고 있듯이 국민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국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제도권 교육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는 사학은 국가의 의무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가의 사학에 대한 지원은 의무임을 알 수 있다. 사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이유로 사학의 자주성을 박탈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사학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육성·진흥의 대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면, 교육의 미래는 사학에 달려 있다. 사학은 우리 고등교육의 87%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사학이 자주성을 잃고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담하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이 2002년에 이미 사학진흥촉진법을 제정하여 사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가 오늘 당장 사학진흥법을 제정하더라도 결코 이르지 않다. 사학진흥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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