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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로봇 선생님과 함께 하는 영어 쉽고 재밌어요

마산 합포初 시범운영 한달여…학생들 "학원보다 좋아요
로봇의 기능 보완· 다양한 콘텐츠 개발 필요

 "이 다음에 제 꿈인 스튜어디어스가 되면 가장 먼저 미국에 가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러려면 로봇 영어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해야죠."

지난해 12월 23일부터 국내최초의 로봇 영어 보조교사가 도입된 경남 마산시 합포초등학교는 한달여가 지난 현재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이 부쩍 높아졌다고 31일 밝혔다.

지식경제부의 교육로봇용 시범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이 학교의 영어테마교실은 겨울방학에도 로봇 영어 선생님을 만나러 온 학생들로 붐빈다.

지난 28일 이 학교 영어테마교실에서 만난 4학년 김다원(11)양은 입술 모양을 교정해 주는 로봇 '메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로봇 '잉키'와의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 학교에서 다원 양처럼 방과후 영어학습에 참여하는 학생은 모두 24명.

초·중급반으로 나눠 초급반은 월요일과 목요일, 중급반은 화요일와 금요일에 등교해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두 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무용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황윤지(10·합포초3) 양은 "로봇은 학원에서 만나는 원어민 선생님보다 편하고 부담없이 영어를 배울 수 있어 좋다"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 연습할 수 있고 학원에서처럼 다른 친구들이나 선생님을 신경쓸 필요없이 영어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운영되는 방과후 학습인데다 하루 한 시간, 일주일 두 시간이라는 비교적 부담이 덜 되는 수업량이라 반응도 좋다.

특히 발음의 정확도에 따라 점수가 화면에 나타나는 입술모양 교정 로봇인 '메로' 앞에서는 만점인 별 다섯개를 채울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로봇 선생님 도입 이후 현재까지 학생 한 명이 이수한 수업시간은 10여 시간에 불과하지만 영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신감 키우는 효과를 가져다 준 것은 분명하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당초 지식경제부가 "로봇의 장점을 영어교육에 활용해 학습 몰입도와 흥미유발, 동기부여 등에 대한 효과를 검증하겠다"고 밝힌 목표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교육용 로봇사업이 시범운영되는 단계이다보니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노래와 율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잉키 로봇을 담당하고 있는 최희영(33·여) 지도교사는 "저학년 남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다양한 노래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해 다소 지루해 하는 학생들도 보인다"고 말했다.

메로 로봇의 경우에도 음성인식 기능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어테마교실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사공성대 박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상당히 신기해 했다"면서 "새로운 내용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면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약국, 체육관, 대중교통, 마트 등의 다양한 상황을 토대로 한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공 박사는 "특히 로봇의 효용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발음교정 로봇은 연령별, 성별, 국적별로 세분화된 음성식별 능력을 보완해야 영어 교육용 로봇의 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지식경제부는 내달 중순께 영어교사 보조로봇의 시범운영이 끝난 뒤 학생들의 학습성취도와 두 달여 동안 시범운영한 결과를 분석해 교육용 로봇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영어교사 보조로봇의 시범운영은 마산 합포초등학교, 호계초등학교, 대전 내동초등학교 등 전국 3곳의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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