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정년이 단축되고 3년째다. 이제는 한 번 묻고 싶다. 정년단축으로 생긴 빈자리를 고스란히 젊은 교사들이 채워 소기의 교육적 성과를 가져왔는지 말이다. 더 이상 구구절절 말하는 것도 진부하다. 교사가 부족해 명퇴교사를 다시 기간제 교사로 쓰더니 이제는 학급당학생수를 마구 늘려 과밀학급을 조성하는가 하면 전담교사마저 사라지고 있다. 자리만 비우면 구름처럼 교사를 하겠다고 몰려들 것으로 착각한 것일까? 어찌됐건 정년단축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경험한, 아니 앞으로도 경험할 수밖에 없는 학교와 학생들은 그야말로 탁상행정의 `실험쥐'가 된 셈이다. 많은 교원을 일시에 내보낸 후유증은 끝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몇 년을 더 교사부족사태로 곤란을 겪어야 할 지 모른다. 이제라도 교직에 매력을 갖고 교직 희망자가 늘어나도록 교직 유인책을 세우고 정원을 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년이 다시 환원되거나 연장돼야 하며, 무엇보다 교육을 정치논리로 풀려는 정치권의 자각이 절실하다. 자민련에서는 63세 연장안을 당론으로 세워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었다. 여기에 65세 환원을 주장하는 한나라당도 자민련 안에 동조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그런데도 자민련을 막상 표결 앞에서는 불참하고 기피했다. 이것은 교육계를 기만한 정치행태였다. 물론 2년 만에 다시 정년을 환원·연장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줄 안다. 그러나 작금의 교육공황을 치유하는데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리고 정년 환원은 교사들에게 물질적 보상 이상의 정신적 자긍심과 사기 회복에 상징적인 조건이 된다. 정부와 국회는 무리하게 단행한 정년 단축을 더 이상 유지하지 말고 하루속히 환원·연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지름길이다. <문석흥 경기 한광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