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서울과학고(과학영재학교) 교장 공모에서 1위 점수를 받은 후보자가 탈락하고 면접도 보지 않은 현직 교장이 선발돼 공모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된 서울과학고 교장 공모에서 김모(63) 서울대 교수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어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가진 대기업 임원 고모(51)씨, 현직 교장인 박모(61)씨 등 순으로 점수를 얻었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김 교수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이 학교 신임 교장으로 임용 제청하고 박 교장 등에게는 불합격 통지를 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교과부가 중등학교 교장 정년인 62세 기준을 적용해 김 교수에 대한 임용 제청을 거부하자 3등 점수를 받은 박 교장을 다시 추천해 최종 공모 교장으로 발령했다.
이와 관련, 교육계 일각에서는 시교육청이 뒤늦게 정년 규정을 적용하고 면접을 보지 않은 학교장을 합격시키는 등 공모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점을 들어 부적절한 외압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현재 영재교육진흥법 상에는 나이 등 자격에 제한이 없어 임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교과부에서 뒤늦게 법률 자문을 받아본 결과, 서울과학고 교장도 초중등교육법상의 정년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김 교수의 탈락 사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면접에도 불참한 박 교장을 최종 선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로부터) 2등 성적을 받은 분은 영재교육 경험이 전혀 없는 반면 박 교장은 오랫동안 영재교육을 담당해왔다는 점을 고려해 내린 판단"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