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그린스쿨 사업이 시설개선에만 치중돼 환경교육의 중요성은 간과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환경교사 배치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병행 실시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린스쿨 사업은 초·중·고의 건물을 개보수하고 생태녹지 공간 조성, 빗물이용 시설, 에너지 절약 시설 등을 설치해 녹색문명 체험장으로 활용하려는 사업. 이를 위해 정부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200여개 학교에 총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지난 해에만 총 1960억원의 예산을 전국 52개교에 지원했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2011년 시행을 목적으로 기존의 환경 과목을 에너지, 기후변화, 녹색 문명 등을 강조하는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3일 사단법인 한국환경교육학회와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공동 개최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그린스쿨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그린스쿨 사업의 성격 규정의 변화를 요구했다.
박태윤 연세대 교수는 “교과부는 그린스쿨 사업을 환경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계획된 학교시설로 정의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그린스쿨의 개념에 환경교육의 중요성과 환경교사의 전문성 등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은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의 환경교육과 녹색성장교육은 단순한 시설의 개선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없고 유능한 환경교육전공 교사를 통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석순 한국환경교육학회 회장(이화여대 교수)은 1교 1환경교사제를 제안했다. 환경과목은 1993년 제6차 교육과정에서 독립 선택과목으로 시행됐지만 선택률이 저조해 중학교는 14.5%, 고등학교 22%에 머물과 있고 지역별로도 편차가 심한 상황. 부산과 충북만이 절반 이상의 학교가 선택하고 있을뿐 대부분의 시도가 10%를 밑돌고 있다.
박 회장은 “지금과 같이 환경교육이 교양 선택과목으로 남아있고 타 전공교사가 환경과목을 지도하는 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교과과정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환경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고 필요한 교사를 모두 환경자격교사로 채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1교 1환경교사 제도는 학생들의 먹는 물, 실내공기 오염, 에너지 절약, 자원 재활용, 녹지관리 등과 같은 그린스쿨도 관리하고 정기적인 특강 형식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철 대구대교수도 “그린스쿨에 투자되는 하드웨어는 필요 이상으로 충분하지만 그린스쿨에서 운영할 교육과 이를 교육의 장장으로 이끌어 낼 교육자에 대한 지침이 없다는 것은 그린스쿨 사업의 교육적 지속성을 포기하는 일”이라며 “전문교사 배치는 그린스쿨 사업을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동의했다.
반면 박철희 교과부 교육시설 팀장은 “환경교사 확대 증원은 시도교육청 결정사항”이라며 “1교 1환경교사 제도는 환경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전환하는 의미로써 선택과목 설정취지와 학교 자율화 취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