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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하늘의 법칙'을 따르자

교육과 학습에도 '하늘의 법칙(logic of heaven)'이 있다. 교육이 개발하는 것은 재능 자체가 아니라 재능을 쓰는 방법이다. 높은 성취욕구를 가진 사람일수록 학습능력이 더 빨리 개발되며 성과목표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 각자의 재능에 대비한 성취 정도가 경쟁력의 잣대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경쟁력 수준이 우리 경제의 능력에 비해 낮은 가장 근본이유는 교육경영이 '하늘의 법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재능에 맞는 다양한 성취방법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공급자 위주의 획일적 교육서비스 상품이 규격화된 교육체계 속에서 일률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이 경제규모는 세계 226나라 가운데 열두 번째 경제대국(2000년도 GDP 4,572억 달러, 1위인 미국은 9조 9,657억 달러)이면서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 국가경쟁력 수준은 OECD 30개국과 신흥경제 19개국 총 49개 나라가운데 28위에 머무르고, 교육경쟁력은 이보다도 더 낮은 32위로 평가되었다.

교육경쟁력이 세계 1위로 평가된 이스라엘은 GDP대비 9.1%를 정부가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3.6%에 그쳐 세계 39위 수준이다. 전체 교육 경쟁력 세계 2위의 핀란드도 5.9%(17위)를 투입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이스라엘은 11.4명(4위) 핀란드는 18.0명(21위)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31.0명으로 49개 나라 중 41위다.

중고등학교의 경우도 이스라엘과 덴마크가 각각 8.30명(1위)과 8.88명(2위)임에 비해 우리나라는 교사 1명이 무려 24.16명(42위)을 담당, 도저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민의 정부는 교사의 무능을 내세워 교사 수를 더욱 줄이는 '거꾸로 가는' 교육개혁을 반대를 무릅쓰고 단행했었다.

학습능력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교육품질이 개선되어야 하고 품질을 위해서는 돈과 사람이 절대적으로 더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 투입 없이 산출을 기대하는 것은 하늘아래서는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다. 더구나 중고등학교 진학률이 100%에 가깝고, 전문대이상 대학진학률이 세계 5위로 34.0%인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어떤 이유에 앞서 재원과 자원의 부족이 교육위기의 근본원인이다.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인구 가운데 캐나다와 일본에서는 46%와 45%가, IMD평가 세계경쟁력 1위인 미국과 2위인 핀란드는 대상인구의 36%가 대학이상의 교육을 받는다. 핀란드에서는 박사학위 공부까지도 정부로부터 학비, 교재비, 생활비, 의료비를 지원 받으며 마칠 수 있다.

교육경쟁력이 올라가려면 학교에 돈이 풍족해야 하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교사가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에 맞게 호기심과 의욕을 자극해 성취동기를 높여 학습능력을 개발해 주어야 한다. 교육성과가 나쁘다고 교사 수를 줄이고 학교 돈을 빼앗으면 교육의 질은 더욱 떨어진다. 상업성에 매달리는 사교육은 더욱 팽창할 것이며, 결국은 학생들의 장래를 망치고,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공급받을 수 없고, 국가경제는 급속히 경쟁력을 잃어 갈 것이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교육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한 나라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경영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여러 투입요소와 제도적 여건이 있지만 지식의 코스트를 획기적으로 낮추어주는 창조적 인력의 풍부한 공급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교육경쟁력 가운데서도 대학교육의 경쟁력에 높은 비중을 두는 이유도 기업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경쟁력을 현재의 32위에서 세계 15위의 싱가포르 수준까지 올리려면 다음의 세 가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획일화된 집단교육체제를 개혁하여 경쟁사회가 요구하는 개별화된 특성개발 체제로 공교육을 바꿀 수 있는 교사 확충과 인프라 구축에 절대예산을 늘려야 한다.(예, GDP대비 6%수준). 핀란드, 아일랜드, 싱가포르, 이스라엘, 스위스와 같은 작은 나라들이 어떻게 공교육 강화로 강한 나라가 되었는지 배워야 한다.

둘째, 인재를 활용하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의 지식수요가 대학교육의 교과과정 개발에 반영되는 시장원리가 산학협력에서 작동되어야 한다. 대학은 기업으로부터 일감과 돈을 상업적 계약에 의해 얻어 갈 수 있어야 하며, 기업은 대학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지식과 정보를 최상의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경제 시대에 교육은 평생학습이며 직장은 교육의 현장이다. 핀란드가 전 국민을 영어로 인터넷교육을 시켜 정보활용능력을 높였고 룩셈부르크가 인구 40만 전체를 대상으로 회계학 공부를 시켜 유럽시장 통합과 함께 대규모 은행을 만들어 고소득 국가가 된 국가전략을 우리도 배워야 할 때이다. 정진호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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