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교육이민'에 관한 세간의 관심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을 떠난다는 학부모의 의식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일부 학부모의 뿌리 깊은 자녀 과잉보호 의식까지 이민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남다른 열정과 출혈에도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아이가 외국에 나가 영어 몇 마디 더 하게 되는 것이 과연 참다운 교육일까 의심스럽다. 물론 외국 교육을 받아 성공한 학생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극소수의 사례를 너무 쉽게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직업적 불만 때문에, 집안 사정으로, 부모의 욕심을 위해서 겸사겸사 떠나는 무모한 이민까지도 교육행위를 빙자하고 있고, 결국 자녀의 교육을 망치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는 실상조차 파악하지 않고 마구 써댄 교육관련 기사의 영향이 크다. 또 판단력을 잃은 어른들이 교육의 본질은 도외시하고 현상만을 과신한 채 훌쩍 떠나버리는 그 결단(?)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어찌됐건, 이민 현상과 관련해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긍정적이다. 나라를 살리려거든 먼저 공교육부터 살려야 한다. 사교육으로 공교육을 대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교육은 공교육을 보완하는 기능으로 하루빨리 돌아가야 마땅하다. 선생님의 권위가 살아나야 하고, 이를 위한 학부모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일부 잘못된 교사의 언행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바로잡을 일이다. 올바른 교육에는 가정과 학교의 긴밀한 연계가 필수적이다. 공개적인 가정 방문을 통한 학생 지도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학부모와의 솔직한 대화가 그 전제다. 부모는 아이 앞에서 학교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교사를 대놓고 힐난해서야 무슨 교육이 되겠는가. 교육자가 공개적으로 뭉뚱그려 공격당하는 사회 속에서 교육은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 자녀의 숨겨진 문제까지도 담임교사와 스스럼없이 상담하는 학부모의 진정한 용기가 긴요한 때다. 이제는 아이들을 무한한 가능성으로 대할 때다. 모두가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으나 일부 부모의 성급한 가치 판단 위에서, 아이를 핑계삼아 떠나는 이른바 `교육이민이란 이름의 소수행렬이 몰고 온 적잖은 파장'을 보면서, 문제 학생 뒤에는 문제 부모가 도사리고 있는 거의 예외 없는 경우를 다시금 곱씹어 본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조하식 평택 한광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