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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업공개에 학부모 한명도 없어…”

■수업공개 연4회 의무화·학부모 만족도조사 논란

발표위주 수업하려 교과진도 바꾸기
만족도조사 참여하면 봉사 1시간 인정
학부모 “결과 공개돼 피해올까 조심”


수업공개 연4회 의무화가 학교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보여주기식 수업을 구상할 수밖에 없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커지는 반면, 학부모들은 참여가 저조하고 평가에 대한 객관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의 A중학교. 40여명이 되는 교사가 모두 수업공개를 하려다보니 3~6월까지 학기 내내 수업공개가 진행되고 있다. 2학기에는 수업을 동영상으로 찍어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지만 이것 또한 간단하지 않다. 모든 교사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찍을 보조자가 있어야 하고 홈페이지 용량 때문에 5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만들기로 해 편집과정이 필요해서다.

박모 교사는 “선생님들의 수업공개 날짜가 몰리지 않도록 분산시키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하기 어렵다”며 “이론 주입보다는 발표 위주의 수업을 학부모 수업공개시간 때 하려다보니 교과 진도를 바꿔서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토로했다. 평소 수업장면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학부모들이 오는 만큼 학생의 참여가 높은 보여주기식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단편적인 수업공개로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또 “교사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를 한다니깐, 일부 학생들은 ‘우리가 평가 나쁘게 주면 선생님 잘려요, 월급 깎여요, 선생님 평가 잘 줄게요’라고 말할 정도”라고 밝혔다.

학부모에게 수업공개를 한다고 해도 결국 만족도 조사는 학생들이 집에 가서 전하는 교사에 대한 불만여부가 좌우한다는 것이다.

울산 B고교 최모 교사는 “학부모들이 보통 아이가 혼나거나 불만이 있을 때 평가를 하게 되지, 기분 좋을 때 평가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며 “특히 담임을 맡은 교사의 경우 생활지도 때문에 아이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아 평가가 낮게 나오기 십상”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불만이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주로 평가에 참여하게 돼 평가 결과도 객관적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이 온라인평가를 실시하면 봉사시간 1시간을 인정해주는 방법으로 참여도를 높이기로 했다.

평일 낮에 진행되는 수업공개에 학부모가 참여한다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성남 C고교 이모 교사는 “4월에 수업공개를 한다고 알렸는데 학부모가 한명도 오지 않았고 다른 반의 경우도 많아야 2~3명 정도였다”며 “지역이 좀 열악한 편이다보니 학부모들이 일하기에 바빠 수업을 보러 온다는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고3 수업이라 발표나 다양한 활동보다는 문제풀이식 수업이 될 수밖에 없는데 학부모들이 참관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 또한 교사에 대해 평가를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보안이 유지된다고는 하지만 혹시나 평가결과가 공개돼 자녀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어서다.

서울 금천구의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 씨는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조사의 정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고,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제대로 지적할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라며 "교사들과 학부모가 서로 지적하고 받아들이고 하는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교총은 “학부모가 전체 개별 교사에 대해 일일이 평가토록 한 것은 교원평가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고 연 4회나 수업공개를 의무화한 것은 교원들의 업무부담만 늘리는 것으로 교과부에 지속적으로 정책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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