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총장 김도연)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년 후인 오는 2030년까지 입학생 정원을 37.5% 줄이기로 했다.
울산대는 10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비전 2030을 통한 울산대학교 발전전략'이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추세여서 이 대학처럼 정원 감축에 나서는 대학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는 이날 회견에서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대학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현재 3000명인 신입생 입학정원을 20년 후인 2030년에는 37.5% 줄어든 1875명으로 감축하겠다"며 "이 시기가 되면 전체 재학생 수도 현재 1만 2천명에서 37.5% 감소한 7500명 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기존의 37개 학부 및 학과를 10개 학부 및 학과로 통폐합해 학생 정원을 감축하고 자유 전공제, 산업체 장기 인턴십 제도를 강화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대학 측은 정원 감축 첫해인 내년에는 우선 신입생 정원을 120명 줄이기로 했다.
이 가운데 정원이 각각 25명인 행정학과와 영어과 등 총 2개 학과로 운영되는 산경대학(야간)은 폐지하기로 했다.
또 전기전자정보시스템공학부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의공학과 등 3개 학부 및 학과를 전기공학부로 통합하고, 기계자동차공학부와 항공우주공학과를 기계공학부로 통합해 공과대학 정원을 모두 60명 감축할 계획이다.
체육학부는 100명 정원에서 90명으로 10명 줄이고 12명 정원인 음악학부 성악전공도 10명으로 2명 감원하기로 했다.
산경대학은 올해 신입생 모집 때 행정학과는 8명, 영어과는 12명이 정원에 미달하는 등 4~5년째 정원 미달이 이어져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이 대학 정준금 기획처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지원자 수가 전국적으로 급감하고 있다"며 "울산의 고교 졸업생 수도 2012년 1만 9152명에서 2021년 41.7%인 1만 1167명으로 감소한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처장은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전국의 많은 대학이 학생의 부족으로 존폐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려고 전국 대학 가운데 대규모 정원 감축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도에 폐지가 예고된 산경대학 학생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대학 측의 단과대학 폐지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폐지를 철회할 때까지 기말고사 거부, 2학기 등록 거부 등의 항의 운동을 벌일 계획이어서 대학 측의 정원 감축과 관련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