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4일 이미 예고해온 대로 인사·승진 비리에 연루된 현직 교장 등 교육공무원 26명을 파면·해임하는 초강수를 두자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교감·교장급 이상 고위 교원 20여명이 한꺼번에 퇴출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당사자들은 잇따라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여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날 파면·해임 의결된 교육공무원은 19명이다. 6~7월 열린 징계위에서 이미 퇴출이 결정된 교육장 등 7명까지 포함하면 인사·승진 비리와 관련해 총 26명이 교단과 교육계에서 무더기 퇴출된다.
이 중 교장이 18명, 교육장 2명, 장학관 1명, 장학사 2명, 교감 1명 등으로 퇴출 대상자는 교감급 이상 고위 교육공무원이 대부분이다.
'교원 복무 및 징계규정'에 따르면 해임된 공무원은 3년간 공직에 진출할 수 없으며, 파면된 공무원은 5년간 공직을 맡지 못하고 퇴직금도 절반만 받게 된다.
시교육청은 이번 결정에 대해 "비리척결을 위한 교육청의 단호한 의지"라며 이미 징계대상에 올라가 있거나, 징계위로 넘겨질 예정인 나머지 비리 공무원도 엄벌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시교육청은 현재 시설·납품·방과후학교 비리 관련자 30여명, 수학여행비리 관련자 70여명 등 모두 100명 안팎에 대한 징계를 앞두고 있고 이달 안으로 징계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특히 수학여행비리 관련자 70여명 중 태반이 '원스크라이크 아웃제' 적용 대상인데다, 시설·납품·방과후학교 비리 관련자 중 상당수도 퇴출 명단에 올라 올해 서울에서만 비리로 퇴출되는 교육공무원이 최대 100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퇴출이 결정된 당사자들은 징계위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대부분 별도의 소청심사나 법적인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모 중학교 교장한테서 'K중 교장으로 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징계가 요구된 임모(여) 교장은 이미 헌법소원까지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임 교장에 대한 징계의결을 연기한 상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파면 또는 해임된 교장 중에는 억울하다며 소청심사나 행정소송 등을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대규모 징계 사태를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인사비리로 교육계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국민적 우려가 컸다. 뼈를 깎는 반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엄민용 대변인도 "단호한 비리척결 의지를 보여줬다고 본다. 교육계가 국민의 모범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