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교총과 교육부간 2001년 상반기 교섭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다. 이번 합의내용에는 담임 및 보직교사수당 인상, 교원자녀 대학 학비보조수당 지급, 연수성적 평정 방법 개선 및 교원부족사태 해결 등 교원의 처우개선과 전문성 신장은 물론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핵심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제 합의사항만 제대로 적기에 이행된다면 실추된 교권회복과 공교육 내실화를 바라는 교원들의 여망에 상당 부분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총은 이번 교섭에서도 합리적이고 성숙된 자세로 교원들의 여망을 구체화해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이끌어 내는 면모를 보여 주었다. 사실 우리 나라에서의 교섭 관행은 교섭을 제기한 측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강경 투쟁으로 치닫는 것이 일반화돼 있고 또 그래야만 되는 것이라는 강박증마저 팽배하다. 더욱이 교원단체가 다원화된 현실임을 고려할 때 교총도 강경 투쟁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나 교총은 지난 10년간의 교섭 경험을 통해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의 집요하지만 유연한 교섭 자세를 나름대로 체득한 듯 하다. 이제 교총과 교육부는 합의사항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 동안 쌍방의 노력에 의해 많은 사항이 합의됐음에도 정부의 예산 우선 순위나 관련부처 반대에 부딪혀 합의사항이 적기에 이행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서는 교육부의 의지뿐만 아니라 경제부처의 이해와 협조가 전제돼야 한다. 우리는 이번 교섭 합의를 계기로 범 정부차원에서 교원단체와의 교섭 합의사항은 반드시 이행한다는 원칙을 세워줄 것을 촉구한다. 정부가 공교육 내실화를 말로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정부예산편성 과정부터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교직사회와 국민들이 정부정책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부 차원에서 관계 법령 제·개정을 통해 합의사항이 이행될 수 있는 사항은 조속히 실현하여 교단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를 기대한다. 교총도 합의사항 실현을 위해 그 역할을 정부의 몫으로만 돌리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하여 지금까지의 노력보다 더 강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교원단체 역량은 결국 교육자의 결집된 힘에서 비롯된다. 전국의 교육자가 대승적 자세로 교총에 전폭적인 지지와 애정을 보내줄 때 교섭 합의사항이 실현되고 교원지위향상과 교육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교섭 합의사항 실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결단을 촉구하며 교총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