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의 차원에서 도입된 학생 봉사활동이 본질과 목적을 상실한 지 오래다. 실제로 봉사활동은 하지 않고 서류 상으로만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한국교육신문에 학생 봉사활동의 43% 이상이 거짓이라는 보도는 충격적인 현실을 잘 말해준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변질돼 가는 학생 봉사활동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허위와 날조가 판치는 학생 봉사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시도별로 학생 봉사활동을 전담하는 기관을 둬야 한다. 봉사활동 장소를 찾기 어려워 거짓 활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조직적으로 활동을 시키는 전담기관이 절실하다. 학교와 봉사처를 연결해 주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현재는 지연이나 혈연 등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하는 게 큰 문제다. 심지어 시골 이장인 친척집에서 놀다 와서 농촌일손 돕기를 한 것처럼 서류를 받아오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개인별 봉사활동보다는 단체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안내하는 것이 협동정신도 배울 수 있고 경제적, 시간적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 본다.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탈피하려는 학교의 노력도 필요하다. 학교 청소나 시키며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농촌봉사활동이나 불우한 사람들을 직접 돕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얼마전 학생들과 과수원에 나가 배꽃 인공수정을 도왔는데 학생들은 많은 것을 느끼는 듯했다. 학교 주변 공터를 이용해 학생들이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는 일도 가치 있고 생산적인 봉사활동이 될 수 있다. 대학들도 엄격한 전형을 실시해야 한다. 학생봉사 활동이 거짓임이 판명되면 합격을 취소하는 등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봉사활동 유형이 실천가능하고 이웃과 지역사회에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형일 때, 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 <전웅주 충남 천안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