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국무회의에서 대학 시간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강의료를 인상키로 한 것에 대해, 교총은 진일보한 조치라고 환영하면서도 처우 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6개월 정도의 경과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과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가 ‘무늬만 교원으로 인정하는 미흡한 안’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개정안은 시간강사의 명칭을 강사로 바꾸면서 교원의 종류에 강사를 추가했다. 아울러 임용기간도 현행 학기당 계약에서 1년 이상으로 늘리고, 임용 계약 위반, 형의 선고 등의 사유 외에는 본인 의사에 반하는 면직이나 권고사직을 제한해 신분 보장을 강화했다.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강의료 현실화 방안도 나와 교과부는 법 개정과 별도로 시간당 4만 2500원인 강의료를 올해 6만원으로 올리고, 2013년까지 연간 1만원씩 추가 인상키로 했다. 국립대 전임교원 평균보수의 50%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또 4대 보험 중 유일하게 가입이 차단된 강사들의 직장 의료 보험 가입을 위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한다.
한국교총은 “30년간 유지돼 온 시간강사 제도가 사라지고, 법적인 교원 지위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일보한 조치”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교과부가 전업 시간 강사의 강의료를 시간당 6만원으로 인상하는 반면 비전업 시간 강사는 3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상장기업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2789만원인데 비해 전임교원 평균 연봉의 50%까지 인상한다 해도 2200만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4년제 국립대 및 117개 사립대 중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한 곳이 3곳밖에 되지 않는다며 빠른 시일 내 국민건강보험시행령을 개정하고, 연구실 및 휴게실 확보 등 환경 개선을 통한 연구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총은 4월 타결 예정인 교과부와의 교섭을 진행하면서 시간강사의 법적 지위 및 처우 개선을 위해 ▲처우에 대한 별도 규정 ▲전임 강사 평균 연봉 50% 보수 ▲국민건강보험, 연금 등 사회보장 혜택 ▲연구실 및 휴게실 확보 ▲연구보조비 및 방학 중 월정액 지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이하 한교조)은 “정부가 기만적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거나 국회에서 내실 있는 교원 지위를 부여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교조는 정부안이 ▲정규 교원 충원에 대한 비전 제시가 없고 ▲강사라는 용어 대신 연구강의 교수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하며 ▲사립대에 대한 지원 내용이 없어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비교원(초빙교원, 겸임교원)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절반의 비정규직 교수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한교조의 주장을 반영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정부안이 ‘교원외의 교원으로서 강사’를 규정하고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및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을 적용할 때는 교원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지적하며 “사실상 교원으로 인정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