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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교원의 명예회복
최재선

대통령께서도 개혁의 과정에서 일어난 불안과 불신을 털어내고 우리가 개혁의 길을 이겨내야 미래가 열린다고 하셨지만 지금 교직사회가 안고 있는 심한
좌절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작아질대로 작아진 선생님들이 다시 제 모습을 찾아 진정한 교육개혁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도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교원
명예회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평범한 말에서 보듯이 우리 청소년의 미래와 국가장래가 걸린 교육이 바로 서고,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사의 질 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따라서 교원의 명예를 회복시켜 많은 선생님들이 다시 밝고 희망찬 모습으로 긍지와 보람을 느끼면서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그 어떤 교육개혁을 위한 시책보다 우선되어 추진해야 한다.
교원 명예회복을 위해서 정부에서 할 일은 교원정년의 원상회복이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런 교원정년단축은 단지 정년을 3년 단축한데 그치지 않고
교육현장에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2000년 8월31일을 기해 3년간의 명예퇴직금을 빌미로 많은 교원을 퇴출시키려는 조치는
교원수급의 어려움을 한층 더 가중시켜 교육의 질 관리를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는 일로써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교원정년 65세는 교육의 특수성을 감안한 국가·사회적 합의에 의한 교원존중의 상징이었으며 교원들의 큰 자랑이었다. 그러나 IMF의 어려운 국가적
난국을 맞아 불가피했던 국정 전반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교원정년을 62세로 단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일련의 사태는
교직사회를 정말로 침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교육현장을 교육 위기 또는 교육 공황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어렵게 만들고
교원들의 사기를 땅에 떨어뜨린 큰 원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령교사 1인을 퇴출시켜 젊은 교사 2인을 새로 임용하고도 남는 예산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해 가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국민들에게 교원정년 단축을
잘한 일이라고 믿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 실상은 오히려 정부에서 더 잘 알고 있듯이 학교현장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정년 또는
명예퇴임하는 교원을 충원하기 위해 임용고사를 치르고 있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임용고사 때마다 자격증 있는 사람 모두 합격시켜도 교사가 부족하니
그런 와중에 교사의 질 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40세가 된 경력교사는 명예퇴임을 유도해 퇴출시키고 신규 임용고사의 연령제한은 45세로 올리는 무모한 교육행정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교직사회를 흔들고 있을 뿐 아니라 교육의 질 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올바로 인식하고 교원정년단축에서 비롯된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교원양성이나 수급을 고려하지 못한 준비 안된 교원정년 단축이 법정 교원수를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고
교과전담교사제도를 왜곡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교사의 질 관리에 엄청난 문제점을 보이고 있음을 외면하지 말고 교원정년단축의 원상회복을 포함한
적절한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
고령교사 퇴출론은 경제 논리보다도 우리 교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교직사회를 더 흔들어 놓는 결과를 낳았다. 나이를 능력과 비교할 수 없다는
일반적인 기준이 아니더라도 오랜 경륜과 경험이 소중한 교직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고령교사를 무능교사로 보고 퇴출대상으로 몰아 붙인 것은 가장
성숙된 40대교사의 명퇴 바람을 몰고 와 교직사회를 크게 흔들어 놓고 말았다.
이제 새삼스럽게 교원의 전문성과 권익 및 복지 향상을 위해 연수휴직제나 담임수당 인상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교원들이 아무리 대기업이나
타부처의 공무원들보다도 적은 봉급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담임수당 몇만원 올려준다고 교원의 사기가 올라가기를 기대한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도 60년대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교단을 지켜온 우리 선생님들이 아닌가.
진정으로 교원의 명예를 회복하고 교육을 바로 세워 새로운 천년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원정년단축을
철회하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2000년 8월31일을 기준으로 한 명예퇴임 유도로 62세 정년도 더 단축시키려는 발상을 중지해야 한다.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개혁이나 IMF의 위기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교육의 위기 극복없이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으며 교사의 사명감없이 교육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신임 장관의 교원 명예회복을 위한 정책추진에 큰 기대를 걸어 본다. 교원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하는 것은 교원들을 위한 일이 아니고 우리 자녀교육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일임을 강조하면서 정부, 학부모, 사회,
그리고 언론이 함께 교원명예회복을 위한 조용한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의한다. <한국초등교육협의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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