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7월 20일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응한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대명사로 지적되어 오던 기본 교육여건의 미비문제를 일거 에 해결하기 위한 그야말로 획기적인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종래의 계획에서 그 유례 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개선 계획의 내용이 파격적이라는 데서 더욱 그렇다.
금번 발표된 내용을 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휴먼웨어까지 고려한 총체적인 여건개선 계획으로 평가된다. 계획의 주요내용을 보면, 7차 교육과정의 성공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교수-학습방법의 개선, 학급당 학생수를 모두 35명 이하로 감축하기 위한 학교·학급의 신·증설, 2002년부터 2년간 2만3600명의 초·중등 교원증원, 7차 교육과정에 대비한 교과교실 및 교사연구실 등의 증·개축, 2002년부터 2년간 총 2000명의 교수정원 증원, 기초학문 보호 육성을 위해 3년간 매년 1000억원씩 투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본 인프라 구축 시급 이와 같은 계획의 내용 중에서도 물론 핵심은 시설확충과 교원증원에 있다. 학급당 학생수 의 감축을 위해 2004년까지 1208개교(3만6120학급)의 학교신설과 2003년까지 1만4494학급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른 교원의 증원은 2002년 1만1000명, 2003년 1만2600명으로 총 2만3600명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7차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2004년까지 1만 5156실의 교과교실과 교사연구실을 증축하고, 대수선 등을 통하여 1만6160실의 다목적실과 학생 편의시설을 확보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확충 및 교원증원은 소요되는 예산이 15조 8437억원으로 2004년까지의 전체 여건개선 소요예산 16조 5596억원의 96%를 차지하고 있는 데서도 그 비중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한 단계 높이 도약하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초·중·고등학교 모두 학급당 최대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감축한다는 것은 평균 학급당 학생수 수준은 그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불어 교원증원 계획은 2000년도 정원기준으로 약 7%의 순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교원 1인당 학생수도 대폭 낮출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견지에서 금번 계획은 오히려 만시지탄의 감도 없지 않으나 대단한 결단의 소산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교육은 늘 시설, 교원 등과 같은 기본적인 여건의 확보가 미진하여 그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환언하면, 기본적인 교육인프라의 구축이 미진했던 셈이다. 이는 마치 경제 발전을 위해서 SOC의 확충이 선결을 요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그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 논리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문의 경우는 늘 우선순위에서 쳐졌다고 볼 수 있다.
재원확보가 관건요인 무엇보다도 어렵게 수립·추진되고 있는 금번 교육여건 개선계획은 반드시 달성되지 않으면 안된다. 교육인적자원부도 그에 관한 점검체제를 비롯한 후속조치까지 수립·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어느 때보다도 계획을 달성하려는 의지는 충만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계획의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계획의 소요재원 16조 5596억원 중 12조 3200억원은 이미 개정된 교부금법 및 교육세의 확충을 통해 확보하고 나머지 4조 2396억원이 순수한 추가소요인데, 이는 당해연도 예산으로 매년 확보토록 관계 부처간 합의되었다 한다.
법에 의해 확보토록 하고 있는 법정재원의 확보도 저조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추가소요 확보를 위한 관계부처간 합의가 어느 정도 유효한지 지켜볼 뿐이다. 그러나 모처럼 의욕적으로 수립된 금번 계획의 추진이 재원확보가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되리라고 본다. 우리나라 교육발전을 또다시 지체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을 예산주무부처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공 은 배 (KEDI 평생교육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