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이 날로 흉폭화, 조직화, 저연령화해지면서 사회 문제화 로 비화된 지 오래되었다. 정부와 국회가 시민단체들의 건의를 받 아들여서 이제나마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해소하기 위한 대안 마련 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민주당 임종석 의원 등은 가칭 `학교폭력중재위원회설치 및 교육·치료에 관한 특별법'의 제 정을 추진하면서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하여 학교장과 교육장, 교육감 산하의 3단계 중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 다. 아울러 피해 학생들을 치료하고 가해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기관을 지정해 학교 폭력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하 고 있다. 이 법안은 또 피해를 당한 학생에게 보상하는 절차와 방 법을 체계화하고 학교폭력 자체를 근절하기 위한 교육권을 보장하 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같은 방법이라 하더라도 이것을 굳이 새로운 중재기구와 교 육기관을 설치하거나 지정하는 방법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 을 갖게 한다. 위의 법안에 따르면 학교에 학교운영위원회 외에 별 도의 위원회를 두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학교에는 기존의 학운위 외에 지난 4월부터 전국의 각 시·도별로 설치되기 시작한 학교분 쟁조정위원회와 더불어 또 하나의 위원회가 생기게 된다. 이것은 기존의 학운위만으로도 충분히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데 조직만 중복해 만드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사안이 터질 때마다 위원회를 신설하자는 전시행정적 발상이라는 생각이다. 차제에 학운위를 개편하여 일종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지위 를 갖도록 하여, 학교운영 및 학교 폭력을 비롯한 각종 분쟁에 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아울러 학교 폭력으 로 인한 치료 및 교육기관 역시 민간기구로 따로 지정할 것이 아니 라 기존의 소년원 등을 새롭게 개편하여 활용토록 하는 방법이 적 절하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방안을 법제화함에 있어서도 특별법을 새로 제정하 는 방법보다는 기존의 관계법을 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타당 하다고 본다. 다만 꼭 특별법으로 제정할 경우에도 그 내용은 위에 서 제안한 바와 같은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수정·보완하는 것이 제한된 국가 예산의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법안 작성 과정 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신중한 접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