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입 수험생은 대학에 낸 전형료를 일부 돌려받게 된다.
대학들이 응시생이 낸 전형료를 사용해 신입생 선발 절차를 마친 뒤 잔액을 응시생 숫자로 나눠 돌려주는 방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수험생의 대입 전형료 부담을 완화하고 대학들의 `전형료 장사'를 막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과 `대학 입학전형료 징수 및 환불에 관한 규정'(가칭)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교과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에 전형료의 징수ㆍ환불에 관한 근거(제3항)를 신설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교과부령인 전형료 징수 및 환불 규정에서 정하게 된다.
이 규정은 4년제대와 전문대에 모두 적용된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내년 8월부터 실시하는 2013학년도 대입 전형이 끝나면 전형료 잔액을 응시자에게 환불해야 한다. 응시 단계별로 `차등 환불'도 가능하다.
현재 대학별 수시와 정시 지원 1회당 전형료는 7만∼12만원대다. 수험생이 여러 대학에 지원하면 수십만∼수백만원의 전형료를 부담해야 했다.
수시에서 보통 4∼5개 이상의 대학과 전형에 지원하고 정시에서 가ㆍ나ㆍ다군별로 목표 대학을 정해 지원하므로 한 수험생이 수십번 대입 원서를 내는 사례도 생긴다. 2010학년도의 경우 한 명이 수시 모집에서 61회까지 지원한 사례도 있었다.
환불 규정이 생겨도 실제로 수험생이 돌려받는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대학이 광고ㆍ홍보ㆍ행사비, 입시수당 등을 지출하고 잔액을 `N분의 1(1명당 몫)'로 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의 `전형료 장사'는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181개 4년제 일반대 중 7곳이 10억원 이상의 전형료 수익을 남겨 눈총을 받았다.
대학들이 아예 번거로운 환불 절차를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적정 전형료'를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
교과부는 시행령 개정과 규칙 제정을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올해 대학들은 다양한 전형료 면제ㆍ감액 조치를 했다. 9일 현재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전형료 감면은 83개 대학이, 단계별 불합격자의 전형료 환불은 106개 대학이 실시했다. 169개 대학은 부득이한 사유로 미응시한 경우 전형료를 환불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수험생의 전형료 부담을 줄이고 대학 측에는 미리 `적정 전형료'를 책정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