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두 후보는 “내가 서울시정의 적임자”라며 자신만의 공약을 내놓았다. 한국교육신문은 이들이 제시한 교육공약의 타당성과 실효성을 검증해 봤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출발점이 ‘무상급식’의 지원 범위와 시기에 대한 여야 이견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나경원 후보가 교육감의 주 업무인 교육개선 사업에 많은 공약을 내놓은 것은 흥미롭다.
나 후보는 ‘맹모안심지교’를 골자로 학교환경 개선사업 등에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제시했다. 체육관, 도서관, 교실 등 학교별로 편차가 있는 ‘교육 하드웨어’를 먼저 손보겠다는 것.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하며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대한 ‘맞불’ 전략이다. 또 어르신 인력을 활용한 ‘등하교 안전도우미’를 도입하고, 학교당 2명인 학교보안관을 3명으로 늘리겠다고 내걸었다.
박원순 후보는 2014년까지 서울시 95만 초중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초등 5, 6학년과 중1, 2013년 중2, 2014년 중3 순으로 무상급식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도 추진, 서울시와 금융기관이 이자를 지원하는 ‘희망학자금 통장사업’도 제안했다.
두 후보 공약에는 그러나 구체적 운영구상, 실행전략 등이 거의 없다. 나 후보의 ‘교육인프라 개선’은 전체 공약 중 1조원이라는 가장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지만 재원조달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전임 시장 사업 중 지속과 중단 여부에 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안전에만 집중해 교육 내용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 3030억원의 예산조달 방안으로 서해연결 한강주운사업 및 지천운하사업 등 토건성 사업 중단을 제시했으나 이를 중단해도 500억 가량이 모자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학자금 이자지원 및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예산도 93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자 지원은 서울시의회가 예산조달 문제 때문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던 정책이며,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은 서울시민 세금으로 타 지역 거주 학생 편의를 주는 것이므로 시민합의가 필요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강남·북 차등 없는 학교시설 및 교육환경 개선도 어떤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며,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