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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자연 접하니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꽃·나무 이름 맞추며 ‘인성’ 키우는 서울신화초

‘학교식물’ 관찰·배우며 애교심 키워
언어·정서순화, 밝고 긍정적으로 변화




지난달 27일 서울신화초(교장 최덕찬) 4학년 4반 교실. ‘수목이름 맞추기 대회’가 한창이다. 이은주 담임교사가 실제 식물 사진과 학교 화단에서 촬영한 사진을 동시에 보여주며 문제를 낼 때마다 ‘아!’, ‘아싸!’ 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쥐똥나무’, ‘영산홍’, ‘수국백당’, ‘엄나무’, ‘산수유’, ‘꽃사과’ 등 수목의 이름들을 자신 있게 적어 나갔다.

학교 화단에서는 5학년1반 학생들이 ‘봄꽃 관찰하고 꽃의 구조 조사하기’ 활동에 열심이다.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이 저마다 모둠을 지어 식물 관찰에 여념이 없다. 양현준(11) 학생은 “꽃, 나무 냄새도 너무 좋고 돋보기로 보니 모양도 특이해 재미있다”며 “식물 이름을 잘 모르시는 엄마, 아빠께 설명해 드려야겠다”고 신나했다.

신화초는 지난해 최덕찬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우이천변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과 ‘그린스쿨’인 학교 특성을 살려 친환경교육을 시작했다. 학교 화단에 구획을 나눠 학년, 반을 지정하고 학생들이 직접 조사하도록 해 식물의 특성을 살린 푯말을 설치함으로써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했다. 이렇게 준비된 52개의 식물 사진이 담긴 책받침을 전교생에게 배부해 수시로 식물의 특징을 이해하도록 했다. 또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우이천변에서 생태체험학습을, 도봉산 숲 체험학습을 하는 등 집약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가족과 함께 실천하는 그린스쿨 실천 교육의 날’로 정해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등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최 교장은 “컴퓨터에 빠져있는 도시 아이들은 자신만을 생각할 뿐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아름드리나무가 많은 학교 환경을 보고 아이들의 마음을 순화시킬 친환경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자연친화 교육으로 식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키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정이 넘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친환경교육을 실시하면서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 남다른 애교심이 생기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등 학생들이 밝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은주 교사는 “학생들이 식물에 대해 알게 되면서 ‘우리 학교 꽃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어요’, ‘선생님 나무가 너무 아름다워요’라는 등 학교 주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감성이 풍부해졌다”며 “자연스럽게 언어순화가 이루어졌으며 식물을 돌보고 사랑하는 예쁜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장계영(4학년·10) 학생은 “처음에는 수목이 뭔지도 몰랐는데 선생님이 주신 ‘우리 학교에 이런 식물이 있어요’ 책받침으로 학교 화단을 보고 공부하면서 식물들이 너무 좋아졌다”며 “친구들과 수시로 꽃과 나무를 살펴보는 데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몸에 밸 때까지 반복 “日 기초교육 배워야”
오사카 영사 지낸 최덕찬 교장




“학교폭력, 왕따, 따돌림 등 학교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민주시민을 기르는 초등학교에서의 기초교육만 제대로 이루어져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공부’보다 남을 배려하는 ‘예쁜 마음’을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최덕찬(60·사진) 교장은 ‘몸에 밸 수 있는’ 기초·기본교육을 강조했다. 그의 이런 소신은 신화초 교육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호에만 그치는 교육을 지양하고 교사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 예를 들면 질서교육을 할 때도 복도·계단에서 뛰지 않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2003년부터 일본 교토·고베 한국교육원장을 거쳐 외교통상부 파견으로 지난해 2월까지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의 최 교장은 11년간의 일본 생활을 통해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기본생활교육에 충실해 남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도록 세밀하고 반복적으로 지도하는 일본의 기초교육을 벤치마킹해 우리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기본’을 갖추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작은 행동부터 생활화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사가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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