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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직선교육감 코드는 ‘不通’

매니페스토본부 시도교육감 평가
‘소통’ 낙제, 서울·경기 등 최하위

“현장 무시한 채 블로그·트위터 등에
자신 입장만 알리는 것은 소통 아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가 24일 발표한 ‘교육감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직선 교육감들의 자치는 ‘불통’의 낙제점 자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목표달성, 공약이행완료, 주민소통, 웹소통 등 4개 분야에 대해 매니페스토본부가 시·도교육청에서 작성한 공약이행 정보를 토대로 분석·평가한 결과를 보면 종합평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인 SA등급을 받은 교육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75점 이상인 A등급을 받은 교육청도 부산시교육청 한 곳 뿐이었다.

반면 65점 미만인 D등급을 받은 교육청은 서울, 경기, 충북, 전북, 경남, 제주 등 6곳이나 됐다. 민선 5기 시·도지사 중 A등급 이상이 8곳, D등급은 한 곳도 없는 것과도 대비된다. 목표달성 분야에서는 교육감(93.39%)과 시·도지사(94.30%) 간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실제 공약이행 정도는 교육감(26.69%)이 시·도지사(30.82%)에 비해 4.13% 낮았다.

그러나 공약이행보다 심각한 문제는 소통이었다. 시·도교육감과 시·도지사를 비교했을 때 주민소통은 23.84%(교육감 61.59%, 지사 85.79%), 웹소통은 13.79%(교육감 78.88%, 지사 92.67%) 차이가 났다. 주민소통, 웹소통 모두 SA 등급을 받은 교육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공약이행 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소통 노력을 확인하는 주민소통 분야에서 A등급을 받은 교육청은 충남교육청 뿐이었다.

목표달성 분야에서는 13개 교육청이 A등급 이상을 받은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목표달성과 공약이행에서 모두 SA등급을 받았으나, 종합평가에서는 D등급을 받았다. 소통 분야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교육자치는 교육감에게 권한을 주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지역과 현장의 실정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라며 “시·도지사들은 공약이행에 대해 평가를 받고, 정보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주민보고회도 하는데 교육감들은 그런 부분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선거만 직선으로 했을 뿐 정책추진은 밀실에서 하는 일부 지역의 교육자치 현실이 이번 평가로 드러난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교육감들이 소통이 뭔지 잘못 알고 있다”며 “위에서 사업성과에 대한 정보를 내려주는 것이 소통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상황을 공개한 후 주민들에게 평가를 받고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서 블로그를 개설해 개인 동정을 홍보하고, 연일 트위터로 자신의 입장을 활발히 알리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갑철 서울대림초 교사는 “작년까지는 가끔씩 현장 교사들을 불러 의견을 듣기도 했지만 지금의 서울교육은 소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없다”며 “학교에 와서 현장을 보지도 않고 현장을 안다며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지 않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택천 서울강일고 수석교사도 “위원회 위원들도 특정 성향의 교사들로만 꾸리고 있어 그 쪽 이야기만 듣는다”며 자신의 지지 세력과만 소통하는 행태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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