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초등 빼 특수 증원요구까지…정부 책임
반드시 순증하고, 교원정원권 교과부 넘겨야”
초등교사는 법정정원 100%를 넘어섰다면서 초등 정원을 특수와 유아교사 증원을 위해 돌리겠다고 주장하는 행안부와 여기에 동조해 특수교육관련 단체들이 초등교원 정원을 빼서라도 특수교사를 증원해 줄 것을 공공연하게 요청하고 나섰다.
장애인 교육권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후문 앞에서 500여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하는 등 2013 교원임용시험에서 단 4명만 선발하는 특수 중에서도 유아특수교사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이들 뿐만 아니다. 7일 같은 장소에서 유아교육대표자연대도 ‘교사 없는 누리과정, 행안부 장관이 가르칠 건가’라는 격한 구호를 내걸고 300여명의 학생들이 추가증원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아와 특수, 이들 모두에게 교원 증원이라는 긴급 수혈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집안싸움에 앞서 초등교원은 정말 남아돌고 있는 것인 지부터 짚어야 하지 않을까.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2012 초등 과밀학급(25명 기준) 수가 5만5876개, 과밀학급이 있는 학교 수는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1638개교에 이른다.(그래픽 참조) 전국에서 가장 과밀학급이 많은 경기도는 초등 전체학급 중 77.6%인 2만2154개가 과밀이다. 서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학급당 학생 수가 40명이 넘거나 40명에 가까운 超과밀학급까지 존재한다.
송파구 잠실2동 소재 잠일초는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40.6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고, 1학년 교실은 44명으로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한다.(사진) 이 학교 1학년1반 담임 윤희 교사는 “아직 학교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1학년 아이들인데 학생 수가 많아 학기 초에는 정말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성격임에도 너무 버거웠다”면서 “초등교사가 넘치니 그만 뽑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교실이 좁아 사소한 다툼도 많다”고 말했다. 의자와 책상 간격 때문에 짜증을 내다 싸움이 되기도 하고 식당도 4교시부터 2교대로 사용해야 한다.
이 학교 어성혜 교장은 “36학급 1000명 기준으로 세워진 학교가 지금은 병설유치원 포함 1960명에 이른다”고 털어놓았다. 학부모 민원1순위도 학교시설 불편이다. 어 교장은 “특별활동실까지 교실로 쓰고 있는 형편이지만 내년 교실 증설도 교육청은 말뿐이고 예산배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초등교사 정원을 줄여서도 안 되고 유아나 특수교사는 물론 초등교사도 함께 늘려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서울도성초(38.6명) 원명초(38명) 신동초(35.8명) 언북초(35.7명) 등 역시 학급 당 35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 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과밀학급 운영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낮추려면 8207학급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급당 1명의 교사, 3학년 이상 학급당 0.75명의 교과전담교사로 계산해도 초등교원 1만2310명 이상이 더 필요한 것으로 계산할 수 있는 설명이다.
대전의 경우도 지나 9월 학기 시작에 앞서 도안신도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흥도초에 2개 반을 증설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예당마을,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등은 학교설립을 추진해야할 만큼 과밀학급해소가 절실하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근 장덕초의 과밀‧과대학교 운영으로 학교설립을 하지 않으면 집단 민원발생이 우려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초등정원을 빼앗아서라도 증원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몰아온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교원증원은 반드시 순증해야 하며, 교원정원에 대한 권한을 교과부에 넘겨 집안싸움까지 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