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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생님이 쉽게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데…

② 임다원 경기 오남고 교사: 아이들을 믿을 때 선생님은 성장한다

아이들 믿고 맡기니
스스로 고민하고 서로 도우며
진짜 배움 가능해져



“모른다고 손 놓고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못 배우니까 필기라도 시켜야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임다원 오남고 교사(27)는 수학에 관심 없는 학생들도 수업을 따라올 수 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필기를 강조했다. 필기를 안 하면 내용을 모르는 학생들은 수업을 놓아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임 교사는 “교사가 쉽게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 내용을 학생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인식의 전환점은 코칭이 끝날 때쯤 찾아왔다. 6개월간 코칭을 받고도 15분 동안의 수업영상에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충격적인 평을 듣고 조언대로 학생들을 믿고 모든 것을 맡겨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시도한 첫 수업에서 임 교사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그는 “조별로 서로 개념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며 기뻤다”면서 “이후에 매번 수업이 잘 된 것은 아니지만 쓰러진 아이들도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도 충분히 서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임 교사가 그동안 마음 쓰던 부분이 해결되자 입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아이들한테 맡기기 두려웠던 마음도 사라졌다.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들도 교사가 설명할 때보다는 학생들끼리 서로 배울 때 더 잘 따라왔기 때문이다.

임 교사는 “교사가 개념을 제시하지 않고 학생들이 찾도록 유도하면 스스로 고민하고 서로에게 물어보는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면서 “수업의 중심을 교사에서 학생 쪽으로 많이 넘겼다”고 했다.

임 교사가 학생들한테 수업을 맡기지 못한 데는 학생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교생실습을 할 때 학생들과 격의 없이 지내다 ‘초딩 같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고 “선생님다운 대접을 받으려면 선생님다운 모습을 둬야 한다”는 생각에 마냥 거리를 두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1박2일 동안 지내는 등 여러 관계개선 미션을 통해 아이들에게 한 발 다가선 임 교사는 “충분히 친하게 지내면서도 경계를 세울 수 있다”면서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돼야 진심어린 배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배움을 이끌어내는 ‘수학 선생님’과 ‘수학 강사’의 가장 큰 차이는 결국 ‘사랑’이라는 것이 임 교사가 얻은 교훈이다.

“아이들이 배움을 얻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더라고요. 학생들이 항상 예쁠 수는 없어도 진짜 안 되겠다 싶을 때도 의지를 갖고 사랑하는 것이 참된 교사의 길인 것 같아요.”

▶방송: 21일(수) 오후 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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