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주 시세가 해외 DR 시세를 웃돌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 주식을 팔고 DR을 사들인다. 그러면 국내 주가는 하락한다. 거꾸로 해외 DR보다 원주 시세가 낮을 때는 국내 주식을 사들인다. 그러면 국내 주가는 오른다. 이런 식으로 DR 시세는 국내 증시에서 주가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므로 DR 시세는 매일 주의해 봐야 한다.
증권기사에 자주 '한국물 DR' 시세가 올랐느니 내렸느니 하는 소식이 전해진다. DR이란 주식예탁증서(Depository Receipt)의 영문 약자.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을 근거로 외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하는 증권이다. 증권시장이 국제화하면서 국내 기업 중에서도 주식을 외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하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국내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외국 시장에 유통시키려면 여러 가지 번거로운 문제가 따른다. 주권을 수송할 때 분실될 위험도 있고 외국인 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어떻게 하게 할지도 문제다. 이런저런 난점을 대신 떠맡아 처리해주고 주식을 외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국내 기업은 외국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고 일정 물량의 주식을 맡긴다. 이렇게 국내기업이 외국 금융기관에 맡긴 주식을 근거로 발행되는 증서가 예탁증서(DR)다. 국내 기업 중에는 현재 한국전력, 포항제철, SK텔레콤, 한국통신,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20여개 기업이 뉴욕과 런던 등 해외증시에 DR을 유통시키고 있다. 발행지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붙인다. 한국 DR은 KDR, 미국 DR은 ADR이다. 보통 DR 발행가는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 곧 '원주' 시세보다 약간 높게 정한다. 기업으로서는 DR 판매 자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환차손을 볼 수도 있고 외국 주간사에 DR 발행 수수료도 내줘야 하는 등 부대비용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자가 아쉬울 때는 오히려 원주보다 값을 깎아 발행하기도 한다. 국내외 증시에 병행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흔히 국내 기업의 원주와 DR 간 시세차이를 이용해 차익거래를 한다. 국내 원주 시세가 해외 DR 시세를 웃돌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 주식을 팔고 DR을 사들인다. 그러면 국내 주가는 하락한다. 거꾸로 해외 DR보다 원주 시세가 낮을 때는 국내 주식을 사들인다. 그러면 국내 주가는 오른다. 이런 식으로 DR 시세는 국내 증시에서 주가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므로 DR 시세는 매일 주의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