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청 3월 교원 정기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인천, 충남 등 인사비리로 감사원으로 부터 지적을 받은 시․도교육청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교육감 선거제도 변경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1일자로 단행된 시․도교육청 인사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광주. 유치원장, 초중등 교장, 장학관 등 83명을 인사하면서 정책기획관실 정책기획담당관에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이재남 교사를 발령했다. 이 자리는 주요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장학관급으로 평교사 출신을 발탁한 것부터 ‘측근 인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장휘국 교육감과 같은 전교조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고 지역 교육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장 교육감은 박재성 당시 두암중 교사를 정책기획관으로 임명하면서 똑같은 논란을 겪은 바 있어 막무가내식 ‘불통 인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 측은 이 같은 부담을 의식해 실시하지 않았던 공모과정을 거쳤지만 이미 ‘내정설’일 파다하게 퍼져 응모했던 후보자가 면접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청이 인사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김 모 과장을 정책기획담당관으로 표기했다가 나중에 수정해, 막판에 교육감이 이 담당관을 소위 ‘꼽았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와 관련해 광주교총 관계자는 “이 담당관은 전교조 내부에서도 초강성으로 알려진 인물로 교육감이 박 기획관이 평교사로 학교로 돌아가면서 친정체제를 보완하고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인사 논란은 경기도교육청에서도 불거져 나왔다. 김상곤 교육감이 단행한 1일자 전문직 정기인사에서 교육장과 주요보직에 특정 지역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는 것이다. 6명의 교육장급 인사를 하면서 전남대, 전주교대 등 호남지역 인사들은 기용된 반면 다른 지역 관계자들은 밀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부교육감, 기획조정실장, 계획예산담당관 등 행정요직과 교육장 및 기관장 등 교육요직도 특정지역이 장악하게 됐다.
경기도의 한 초등 교장은 “그동안 일반직에 대한 편중인사 논란이 제기돼 왔었는데 이번에 전문직까지 확대됐다”며 “사실상 3선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지역 현장 교육계 분위기를 전했다.
현직 교육감들이 이처럼 직‧간접적으로 선거진용을 구축하면서 내년 6월로 예정된 교육감 선거는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박표진 광주부교육감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며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윤봉근 광주시의원도 출마의사를 밝혔다.
또 전북에서도 유광찬 전주교대 총장과 신철환 전북대 교수, 오근량 전 전주고 교장 등이 채비를 갖추고 있으며, 현 교육감의 3선으로 무주공산이 되는 대전과 충북에서도 유력인사들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사문제와 교육자들의 정치적 행보에 우려를 전하며, 교육감 선출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높은 도덕성을 보여주어야 할 교육감들이 각종 부정과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2006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당시 논의되다 말았던 제한적 주민직선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정화 홍익사대부중고 교장(전 홍익대 사범대학장)은 “교육감은 창의적인 교육을 견인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으로 초중등 교원의 사표가 돼야 할 인물이여야 한다”며 “유능한 교육감이 선출될 수 있도록 선거비용 문제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공영제 도입 등 전반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총은 9일 시․도교총회장단 회의와 이사회에서 교육감직선제 개선방안에 논의하고, 직선제 폐지공론화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