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읽는 소리가 가을밤을 수놓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있다.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이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사회적으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 바로 서울봉화초(교장 김명숙)다.
서울봉화초는 25일 저녁, ‘별빛 가족도서관’을 개관하고 교내 1층 도서관에서 아빠, 엄마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동안 책 읽어주는 교장선생님, 매주 선‧후배 독서 나눔, 책속에 나오는 지역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가을을 맞아 특별히 가족애를 키우기 위한 가족도서관을 개관하게 됐다.
김명숙 교장은 “이번 행사는 교사들로 구성된 ‘독서동아리’의 모범적 독서활동과 자발적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책과 가족을 통해 가슴으로 소통하고 그것이 바른 인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독서교육의 목표”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반응은 뜨거웠다. 퇴근 후 양복차림으로 자녀들과 함께 온 아버지, 이른 저녁을 먹고 서로서로 책을 읽어주는 가족들, 자녀보다 더 책에 심취한 학부모 등 여기저기 책 읽기 삼매경에 빠졌다.
자녀들과 도서관을 찾은 한 학부모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학교에 고맙다”며 “아빠로서 학교 안으로 들어올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오늘 행사를 통해 도서관, 교실 등 우리 아이가 어디서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알게 돼 아이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화초는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혼내지도 않는다. 칭찬만 있을 뿐이다. 독서는 강요가 아닌 칭찬을 통해 자발적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가을저녁 별빛보다 빛난 서울봉화초의 ‘별빛 가족도서관’은 오는 27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