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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기업이 직업학교 전공 설치 참여

직업교육 제도 개선안 발표

예산 지원보다 투명한 관리·교육효과 평가에 중점
전공·교육환경에 따른 맞춤형 학생 지원 강화책도

올해 16세인 샤오샹(小向)은 산둥(山東)성 롱청(龍城)시 제35중학교 학생이다. 그는 6월 초 진행된 롱청시 고교 입학통일고사에서 634점을 받았다. 롱청시 보통고교 입학점수보다 30여점이 모자란 점수다.

하지만 그는 보통 탈락자들과는 달리 자신의 진로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물리, 화학 등에 흥미를 갖고 이것저것 만들기를 좋아한 만큼 지역의 고등직업학교인 롱청시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해 선박전자기술을 전공하기로 한 것이다. 학제가 5년인 이 학교는 졸업 후 전문대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선박수리기술자나 항해기술자로 취직할 수 있어 취업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최근 들어 대졸자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적잖은 지역에서 이처럼 직업교육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샤오샹의 학급에서도 30여 명 중 20여 명이 직업학교를 지원했다.

유교문화권인 중국에서는 ‘모든 것이 다 하찮고 공부만 고상하다(万般皆下品,惟有读书高)’는 전통적인 의식 때문에 직업교육발전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술교육 경시 의식이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할지언정 직업학교 선택을 거부했다. 정부도 고등교육과 의무교육 발전에만 전념하다 보니 직업교육을 발전시킬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 이후, 특히 21세기 들어 직업교육 부실의 악영향이 점차 대두되기 시작했다. ‘세계공장’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기술 집약적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경제구조 조정과정에서 기업은 고도의 기술을 가진 숙련 노동자를 구할 수 없어 곤경에 처했다. 동시에 직업학교 졸업생들은 시장수요에 맞지 않는 부실한 교육과정을 거친 결과 졸업이 곧 실업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5년에 ‘국무원 직업교육의 대규모 발전에 관한 규정’을 발표해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려 했고, 규정에 근거한 정책들이 연이어 추진됐다.

2004~2013년에는 전국의 직업학교를 평가해 4556개 ‘직업교육실습기지’를 선정하고 교육예산을 집중투자키로 했다. 2007~2013년에는 동부 연해지역 직업교육학교를 중심으로 직업교육 우수교사양성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동시에 전국 976개 고등직업학교에 시설운영비를 집중투자했다.

2010~2013년에는 새로운 기술발전 성과를 직업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디지털기술, 자동차점검과 수리, 도로교량공사기술, 화학공업, 농작물재배기술 등 42개 전공의 교재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의 관련전공을 설치한 직업학교들이 이 교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2009~2013년에는 더 많은 농·어촌지역 학생들의 직업교육학교 입학을 유인하기 위해 91%의 농·어촌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 학비면제제도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 정책에 대해 직업교육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일시적 지원보다는 확실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런 의견을 반영해 지난 달 23~24일 베이징에서 전국직업교육회의를 열고 후속 정책을 발표했다. 회의 하루 전인 22일 발표한 ‘국무원 현대직업교육 발전 가속화에 관한 규정’과 23일 발표한 ‘현대직업교육체제구축계획(2014~2020)’이 그것이다. <그래픽 참조>


발표된 정책이 추구하는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지방의 직업교육 예산 운영 제도 개선이다. 기존의 예산 운영방식을 표준에 따른 학생당 교육경비 지급제도로 바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방정부가 직업학교에 총예산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교육재정이 운영돼 왔다. 이를 학생당 교육경비 기준제정에 따른 예산지원체제로 바꾸기 위해 교육부는 각 지방정부에 2015년까지 지역별 직업학교 학생당 교육경비기준의 제정·발표를 요구했다.

둘째, 양적 팽창에서 질적 발전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제도 정비다. 발표된 ‘현대직업교육체계건설계획’은 이를 위한 것이다. 각 지방이 해당 지방 직업교육의 확실한 재정운영제도를 설립토록 하고, 기업과 사회각계가 직업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기업의 요구에 따른 전공 설치를 강화하도록 한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셋째, 직업교육 지원체제의 강화다. 직업학교 모든 학생들에게 학비 지원금을 지불하고 농림수산, 광산, 유전, 핵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별도의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도서벽지 학생들이 경제가 발전한 도시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책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농민, 도시이주농민, 도시실업자, 장애인, 퇴역군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집중 실시하고 이들 개개인을 위한 예산 지원정책을 실시하는 등 다방면의 지원체제를 구축해 더 많은 우수 학생들이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넷째, 직업교육 예산에 대한 관리 강화다. ‘예산 지원 중심’ 정책에서 ‘교육효과 중심’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 예산심사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예산 사용 중의 중간평가와 사후 평가를 강화하고 그 평가결과를 사회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직업학교들은 교육예산의 배분과 사용, 관리과정 등을 공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학교 재무상황, 예산결산상황, 주요 지출내역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를 중심으로 중국 정부가 이런 정책 의지를 표명한데는 산업계의 강력한 요구와 세계적인 직업교육 강화 추세, 직업교육 학교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 등이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외부 동력에 의해 실시되는 정책인만큼 향후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주의 깊게 다시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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