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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본사-교총 교육정책연구소 공동 기획 좌담회<3>

고정된 성 역할 버리고 선의의 경쟁 펼칠 때
교직의 여성화와 역할 기대

  • .
  • 등록 2002.03.25 00:00:00
참석자

김운념
충북 오창초등교가좌분교장 교사
정순현
경북 구미여중 교사
김성자
서울 창덕여고 교사
이상규
서울 논현초 고사
이창희
서울 강현중 교사

사회=조흥순
본회 교육정책연구소장 직무대행

◇조흥순=얼마 전 세계 여성의 날이 있었고, 금년 여성부가 신설되었으며 여성의 기회확대, 역할기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직사회에서도 간헐적으로 이러한 논의가 있어 왔지만, 공개적으로는 없었다고 봅니다. 그 동안 교총에서는 여교원의 복지에 관한 정책을 주로 제기하고 교섭해 왔습니다. 현재 여교원의 비율은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보면 높은 편은 아니나 그 증가 속도가 급격하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앞으로 여교원의 증가는 계속될 것입니다. 교직의 여성화 경향이 교육과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먼저 이야기해볼까요.

◇김운념=사회 일각에서 교직의 여성화를 우려하고 있는데, 사람을 기르는 교육은 여교원이 모성 본능을 발휘하여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여교사에게만 배우면 아동들이 여성화된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요즘은 여교사들도 활기에 차 있습니다. 교직의 여성화에 대한 우려는 사회의 보수적 시각에서 나온 편견일 뿐입니다.

◇이상규=교직의 여성화가 학생들의 여성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보다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생활지도에서 여교사들이 애로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여선생님을 좀 만만하게 대한다고 합니다. 교권 침해 사례의 피해자가 대부분 여선생님입니다.

교직이 여성화되면 학생이 여성화가 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은 있다고 봅니다. 남녀의 차이를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교실 안팎 모두에서 이루어집니다. 여선생님들은 교실 안의 교육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체육 수업, 교외 활동 등을 기피하는 편입니다. 학생들의 체험활동 기회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업무 분장의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교수, 행정활동 뿐만 아니라 전문적 공동체 활동까지 교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교의 업무 특성상 남교사의 역할이 더 크고 업무에 따른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김성자=이상규 선생님의 말씀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간에도 성격이 모두 다르듯이 개인마다 성향이 다를 것입니다. 여교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기대에 맞게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학교 교육에서 지식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면 그것은 남녀 모두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지식만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학생들을 섬세하고 자상하게 다루어야 하며, 여교원이 여성 특유의 감수성으로 잘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학교에는 남녀 선생님이 모두 계셔야 하지만, 여교원이 많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불리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흥순=여선생님에게서 배운 남자아이들이 남성적 성향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막연한 주장입니까, 신빙성이 있는 주장입니까?

◇정순현=여교원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만 유독 문제시하는 것은 밑바닥에 깔려있는 가부장적인 차별 의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된다고 봅니다.

◇김성자=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담임이 여교원일 경우에도, 남학생이 여성화된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에는 남학생과 여학생들이 같이 어울려 있고, 유아기 때부터 아버지, 형제, 친구들을 통해 이미 성역할을 학습해 왔습니다. 학교의 성역할 사회화의 기능은 아주 미미합니다.

◇이창희=여교장도 남교사를 선호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어머니들도 남자 담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왜 그런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김성자=대부분 남교사 선호는 여교사가 가정 때문에 야외활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고, 업무에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오는 과민한 기우라고 봅니다. 요즘은 여자들도 당당히 일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 일에 당당하고 소신을 갖고 해 나갑니다. 보직교사 임용에 있어서도 능력 위주이어야 하나, 상대적으로 관리직 비율이 낮은 여교사를 배려해야 합니다. 여교사가 많으면 여자 부장이 많아야 하는데, 거의 남교사가 맡고 있는 현실입니다.

◇김운념=교직의 여성화를 우려하는 입장은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교사가 교외활동에 더 낫다는 것도 편견 아닌가요. 제가 부장교사를 오래 해왔는데, 학교의 회식 문화라든지 제반 교직문화가 여성이 더 많아진 현실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남교사가 많던 시절의 문화를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관리자의 사고도 아직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에 남교사를 선호합니다. 여교사들이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관리자가 열린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의 행정적 업무 때문에 남교사를 우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는 교직의 전문직적 특성을 살릴 수 없습니다.

◇이창희=의식 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는 힘듭니다. 힘든 업무는 남교사에게 배정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인식이 남녀교사 모두에게 뿌리 박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전산처리 업무를 여교사들이 꺼려합니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해야 하니 여교사들이 기피하고, 학교장 입장에서도 그 업무는 남교사의 몫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김운념=앞으로 교직 여성화를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 정책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많이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여교사들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상규=교직 여성화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봐야겠습니다. 서울의 경우 40세 이하 교원 중에서 85% 가량이 여교사입니다. 남교사 비율이 30%이하로 내려가면 학생지도와 학교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초등학교 4학년만 넘으면 청소년기로 접어들고, 폭력 숭배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것이 바람직하다기 보다는 성장의 일정 시기, 즉 폭력 우월 시기가 생기는데, 교사에게 반항하는 아이들이 발생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이 되면 여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밀립니다. 경력있는 선생님이면 잘 대처할 수 있지만, 초임 여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귄위를 세우지 못합니다. 학교에 남선생님이 어느 정도 있어야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겪는 아이들을 원만하게 지도할 수 있습니다. 남녀 교원의 비율이 적어도 3:7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자=여학교에서 남자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문제를 잘 짚어내지 못하고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학생들은 여교사를 더욱 무서워합니다.

◇이창희=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남학교에서 여교사들은 많이 힘들어합니다. 여선생님들이 남학생을 다룰 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생활지도실에 가서 남자 부장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저도 여학생들은 여선생님들이 더 효과적으로 다루고, 남자 아이들은 남자 선생님들이 잘 다룬다고 생각합니다.

◇정순현=저는 개인적 기질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이나 학교의 상황에 따라 학생들에게 더 효과적인 교사의 특성들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따라서 저는 교사들이 성별 구분보다는 개인적 자질에 따라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창희=공고, 상고 같은 곳에서는 여선생님들이 힘들어하시는 것은 사실입니다.

◇김성자=제가 예전에 공고 근무를 했었는데, 그 곳이 학생들을 다루기 힘든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제가 수업에 들어가 교단에 섰는데도 아이들은 계속 떠들기만 하더군요. 그래서 수업을 하지 못하고 계속 가만히 있었더니, 학생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 앉고 차분해졌습니다. 여선생님을 봐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아마 이성간의 특별한 배려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상규=남자 선생님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에는 김성자 선생님의 말씀과 같은 경우가 가능하지만, 남자 선생님이 멸종되어 가는 분위기에서는 성공하리라고 장담하기 힘듭니다.

◇조흥순=여교사들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사항, 그리고 그 동안의 여교원 역할 편견 등 왜곡된 관행을 감안해 여교원 증가에 따른 역할 기대를 이야기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자=여교사의 수는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능력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교직 사회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산 업무 등 힘든 일을 남교사들이 주로 맡고 있지만, 여교사들도 가정과 학교라는 이중 부담을 지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여자선생님들이 보직교사를 거쳐 교감까지 올라가려면 남선생님들 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여교사들에게 보직을 맡을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학교의 남녀 교원 구성비에 맞춰서 여성들에게 보직을 부여해야 합니다.

◇김운념=여성의 육아시간이 1시간씩 허용되었으나, 아직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여교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 마음이 불편해서, 그리고 관리자들이 여교사의 육아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통과되어도 실효성이 별로 없고 홍보조차 되지 않아 여교사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흥순=수업 때문에 육아시간을 사용하지 못하는 선생님들도 있지 않습니까?

◇김운념=초등학교의 경우 방과후에 1시간 일찍 퇴근하면 되기 때문에 육아시간으로 인해 수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수업을 빼먹고 육아시간을 가질 여선생님은 아마 한 분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도 육아시간을 허락받아야 된다는 것 자체가 여교사들에게 부담스럽고 관리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출산휴가에 들어갈 때 강사에게 수업을 맡기는 것에도 상당히 부담을 갖습니다. 사회적으로나, 행정당국에서나 여교사에 대한 확실한 지원과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조흥순=교총에서 그 동안 탁아시설 설치, 여성탈의실 설치, 최근에는 육아 휴직을 교육경력으로 인정하는 부분 등을 교섭을 통해 실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출산휴가, 육아 휴직 조건을 완화하고 있는데, 사실상 학교의 교사 배치가 원활하지 않다면, 학교를 비우는 선생님들이 죄책감의 느낌을 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정순현=시골 학교에서는 모성보호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개월의 출산휴가를 받아도 여교사 본인이 임시교사를 구해야 하나 산골 학교에 임시교사들이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도와 현실의 간격이 있으니 여교사들이 농어촌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조흥순=최근에 와서 여성 보직교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순현=그것은 보직교사를 맡았던 연령층의 선생님이 많이 퇴직하셨기 때문입니다.

◇조흥순=교총에서도 96년 여교원정책위원회에서 단계적으로 할당제를 도입하자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는데, 남자 선생님들이 역차별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경우가 있습니다.

◇김운념=교육대학에서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나요?

◇조흥순=남학생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그것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형평성의 논란이 있습니다. 성적이 좋은 여학생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김운념=교대에서 남학생을 할당제로 뽑았던 논리로 보면, 승진에서도 할당제를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교원 지원자 선발의 논리와 승진의 논리가 달라서야 됩니까.

◇이상규=승진에 있어서 남자 선생님들이 여선생님들 보다 오히려 불리하게 차별을 받고 있다고 저는 주장하고 싶습니다. 교직의 여성화가 가속화되면, 보직교사는 당연히 여성이 많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여교사의 승진 기회 차별이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므로 승진 할당제를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운념=여교원 승진 할당제는 한시적이어야 합니다. 지금 교육전문직이나 관리직에 여교원의 점유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직의 여성화 추세 속에서 여교원의 보직교사 비율이나 승진 기회를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50대 중반에 있는 승진 대상 여교원들이 승진을 위해 노력해야 했던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상황이 무척 달랐습니다. 당시 여교원들은 승진을 할 수 없는 것인 줄 알았고, 아무런 지원도 없었으며, 모든 것이 남교사 중심이었습니다.

◇이창희=조금 전에 말씀하시길, 10년 전에는 남성이 우선이었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남자 우선이 아니라 당시 남자교원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능력위주로 보직교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지만, 현재 중등에서 어려운 일은 남자교사들이 모두 하고 있습니다. 학교장 입장에서 남자 교사가 어려운 일을 맡아서 하고 있으면, 그 부서에 부장자리가 생겨도 그 교사에게 주지 않습니다.

◇정순현=학교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3D로 불리는 교무부장, 학생부장, 정보부장을 다 싫어해서 여교사들이 맡고 있습니다. ◇이창희=제 질문은 비담임 중에 남녀 어느 쪽이 많으냐 하는 것입니다. 남교사들의 경우 비담임 사유로 써낼 것이 없습니다. 여교사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어 담임을 기피하다가, 보직 교사를 할 연배가 되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이 많습니다. 10년 후쯤에는 남자 보직교사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지금부터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조금 기다리면 될 것 같습니다.

◇김운념=승진 기회에 있어서 여교원 할당제는 한시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동안 여교사들이 승진을 기대하지 않아 준비를 하지 못했으며,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도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한시적으로 여교원 승진할당제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규=할당제는 불합리하게 차별될 때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벽지 점수 때문에 불합리하다고 하지만, 여성들도 벽지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시하면서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주장입니다.

◇김운념=젊은 신입 교사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승진 점수 따는 기회만 찾아다니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을 과연 교사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사회적 현실로 보면 성공인지 모르나, 교직 선배로서 안타깝습니다. 교사가 우대 받는, 교단에서 성실히 일하는 선생님이 대접받는 풍토를 만들어야 하며, 평교사를 인정하는 제도, 예컨대 수석교사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흥순=할당제는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현재의 교원 승진제도가 정말 올바르다고 보기도 어렵고, 승진제도 자체를 개선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교장 교감으로 가는 것만이 교사의 길은 아니지요. 정말 명예롭게 교사로 남는 길을 권장하고, 그런 제도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할당제 논의만 나오고 있지요. 남자 선생님들을 교직으로 유인하는 방안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장 수당을 지급하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고 교총에서도 이를 적극 반영시키려합니다. 그리고 병역 혜택 등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정순현=저는 대한민국의 아줌마 교사로서 비애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여학교에 근무하면서 3월 개학하여 담임을 소개할 때, 남선생님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지만, 여선생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여교사들이 은연중에 남선생님들께 의존하고 어려운 일을 미루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여선생님들 스스로 자신의 몫을 잘 해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우리들 자신부터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여교사이기 이전에 직업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상규=학교에 주인의식을 가진 교사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교사가 중심이 되는 학교에서 응집력있는 조직문화가 약화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내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행정실에 인원이 많으면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우리 나라는 그런 상황도 아닙니다.

◇김운념=정년단축과 명퇴로 교직의 세대 교체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면서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데, 점차 새로운 교직문화를 만들어 가리라고 봅니다.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너무 비약적으로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이창희=수업에 있어서는 여교사들에게 불만이 없습니다. 남교사들의 불만은 대부분 행정적인 측면에서 발생합니다. 학교를 관리하시는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편견을 버리고, 누구에게나 맡겨보자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배워서 해보겠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에 여선생님들이 많아진다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사실 여교사들이 아이들 지도하는데서 발생하는 문제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교원에게 과감히 일을 맡기면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김성자=중등학교에서도 교직 여성화가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여교사가 가정, 육아, 출산 때문에 학교에 전적으로 헌신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교사들이 담임조차도 기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남자가 대신할 수 없는 여교사의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조흥순=교직 여성화에 따라 여교원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남교사 여교사 구분없이 모두 전문직으로 우대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고정된 성 역할보다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 그리고 선의의 경쟁이 교직문화를 성숙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김미영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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