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교대총장협의회 주최
한 주제로 ‘4인 4색’ 수업 선보여
참신한 아이디어 접하고 배울 기회
“교단에 섰을 때 자양분 될 것” 21일 오전 9시 10분 대구 달산초. 1교시 수업 중이던 그 때, ‘위잉’하는 바람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소리를 좇아 다다른 곳은 6학년 1반 교실. 학생들의 손에는 헤어드라이어가 들려 있었다. 책상에 스탠드를 올려놓고 불을 켰다 끄는 학생, 탬버린에 쇠구슬을 떨어뜨리는 학생…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행동 일색이었다.
“자, 이제 에너지의 종류가 어떻게 변했는지 말해볼까요?”
교사가 질문을 던지기 무섭게 학생들은 서로 발표하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전기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뀌는 원리에 대해 배우는 과학 시간이었다.
학생들에게 이날 수업은 조금 특별했다. 교대 학생이 일일교사로 나섰기 때문이다. 6학년 1반의 과학 수업은 춘천교대에 재학 중인 최정인 씨가 맡았다. 최 씨는 에너지의 종류가 전환되는 원리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와 스탠드, 탬버린을 수업에 활용했다.
같은 시각, 5학년 1반 교실에서는 고란영(전주교대 3학년) 씨가 ‘소수의 곱셈’을 주제로 수업에 한창이었다. 부직포를 이용해 손수 만든 교구로 계산 원리를 설명했다. 40분간 이어진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호응을 얻었다. 그는 “생애 첫 수업이라 많이 긴장했지만, 아이들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5학년 남주성 군은 “선생님과의 수업이 무척 재미있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현우 군도 “퀴즈를 풀다 보니 수업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면서 “색다른 수업이었다”고 귀띔했다.
제4회 전국 교대 예비교사 좋은 수업 탐구대회(이하 좋은 수업 탐구대회)가 21일 대구교대와 경운초·달산초·율원초에서 열렸다. 한국교총과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가 주최하고 대구교대 초등교육연구소가 주관하는 좋은 수업 탐구대회는 좋은 수업에 대해 고민·연구·실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문성을 키우도록 돕는 예비교사들의 축제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2개 초등교원 양성 대학교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 120명이 참가해 수업 실연 부문과 수업 비평 부문으로 나뉘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수업 실연은 교과별로 하나의 주제를 주고 실연자 4명이 각각 수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업 비평은 실연자의 수업을 참관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작성한 비평문을 평가했다.
수업 비평 부문(사회)에 참가한 춘천교대 김다솜 씨는 “같은 주제로 실연자 4명이 ‘4인 4색’ 수업을 진행한 점, 다양한 학습 자료를 직접 개발한 점이 인상 깊었다”면서 “훗날 수업을 준비할 때 참고하고 싶다”고 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좋은 수업을 위한 전제 조건은 교육에 대한 선생님의 열정”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초등 교육을 이끌어갈 예비교사들이 좋은 수업 탐구대회를 통해 더 나은 수업 모형을 모색하고 전문직 교원으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일깨울 수 있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수업 실연 1등급(과목별 1명)에는 교육부장관상이, 2등급에는 전국교대총장협의회장상, 3등급에는 한국교총회장상이 수여됐다. 수업 비평 부문에서는 금·은·동상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