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性 강화 위해 시수 늘리고
교사별 교수·학습법 브랜드화
과정 중심 평가 방법 도입도
교장 리더십이 변화 이끌어최근 우리나라 교육계는 지각 변동 중이다. 입시 중심 교육의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서 감지됐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학교 현장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학력 높이기에 급급했던 학교들도 인성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딜레마는 있다. 인성 프로그램을 강화하자니 교과 성적이 낮아질까 걱정이고, 인성교육을 모른 체 하자니 아이들의 미래가 염려스럽기만 하다.
모두가 안고 있는 이 딜레마를 과감한 수업 혁신으로 극복한 학교가 있다. ‘2014년 인성교육 우수 모델학교’ 초등학교 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한 충남 아산 남성초다.
남성초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13년 9월 윤은진 교장이 부임하면서다. 문영금 교사는 “교육과정 운영에 일가견 있는 교장선생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인성 중심 교육과정 편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먼저 인성교육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과목을 선정해 수업 시수를 조정했다. 1~2학년은 바른생활과 즐거운생활 수업을 각각 10시간, 5시간 늘렸다. 3~6학년은 도덕(5시간)·음악(10시간)·체육(10시간) 수업 시수를 추가 배치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도 10시간 늘려 자체 개발한 인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가능한 자주 관련 프로그램에 노출되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문 교사는 “재량 휴업을 없애고 방학기간을 줄여 시간을 확보했다”면서 “방학식을 하는 날도 단축 수업을 하지 않고 예정대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수업 시수가 많은 편입니다. 주변에서는 ‘시수가 늘어나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죠. 모든 수업을 활동 중심으로 구성한 덕분에 불평하는 아이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친구들과 팀을 이뤄 악기를 연주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에 푹 빠져서 만족도도 무척 높지요.”
주요 교과 수업도 인성 요소를 반영해 재구성했다. ‘교사 1인 1연구’를 목표로 과목을 나누고 자신만의 교수·학습 지도안을 개발했다. 교육과정을 짤 때 염두에 둔 점은 ▲차시 내 내용 증감 없이 활동 중심 구성 ▲단원 내 차시 증감을 통한 구성이었다. 1·2학년은 국어와 수학, 3·4학년은 국어·도덕·사회·수학·과학·영어, 5·6학년은 국어·수학·영어 과목의 전 단원을 새로 구성했다.
교육과정에 맞게 새로운 평가 방법도 개발했다. 체크리스트, 관찰평가, 상호평가 등을 통해 인성 요소 평가를 실시했다. 통지표에는 서열 대신 좋은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기술했다. 윤 교장은 “학기 중 매주 화요일에는 수업협의회가 열린다”면서 “각자 연구·개발한 지도안을 공유하면서 보완할 부분을 찾는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인 요즘, 학교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사 같은 일회성 활동은 인성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교육과정 안에 인성교육이 녹아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활동 중심 수업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학습 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물론 공부에 흥미 없던 학생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거든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원들은 보람을 느낍니다. ‘인성교육’ 하면 아산 남성초를 떠올릴 수 있도록 혁신을 거듭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