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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교육청의 오락가락 유치원 정책

서울시교육청의 오락가락 유치원 정책이 결국 학부모들의 원성만 들끓게 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23일 2015년도 유치원 원아모집 중복지원자의 입학을 취소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유치원 지원을 4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원아모집 개선안을 발표해 현장을 일대 혼란에 빠뜨린 지 2개월여 만에 내놓은 맥 빠지는 결론이다.

당초 명단을 제출받아 프로그램을 돌리면 손쉽게 중복 지원자를 찾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던 시교육청은 추첨이 시작되자 입장을 싹 바꿨다. 중복 지원에 대한 항의와 신고 접수가 이어졌지만 이 기간 시교육청이 찾아낸 중복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고, 결국 중복 지원자의 합격을 취소하겠다던 방침마저 철회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합격취소 방침 철회 배경에 대해 "자료를 모으기 위해서는 현장의 협조가 필요한데 유치원의 50% 정도밖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명단 파악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핑계도 이런 핑계가 있을까.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유치원에 대한 관리 감독과 지도는 도대체 누가 하는 건가. 시교육청의 방침만 믿고 중복지원을 포기해 손해를 입은 지원자들에 대한 구제책이 없어 선량한 지원자만 손해를 보는 꼴이 됐다.

그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교육부가 지난달 26일 '2015년 업무계획'에서 유치원 입학 시 학부모들의 불편과 과열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까지 시·도교육청이 유치원 원아의 모집군을 설정하고 중복지원자에 대한 입학취소가 가능하도록 연내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바꾸기로 했다.

천만다행이다. 가능하다면 사립유치원 인가기준을 완화하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발생한 학교 잉여교실을 활용해 공립유치원을 확대 증설해야 한다. 아울러 인구 밀집지역에는 학부모의 과열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시· 도별 유치원 원아모집 시기와 방법 등도 ‘시행령’에 명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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