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의 2년 여 노력 끝에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과 동법 시행령이 21일부터 시행된다. 이로써 대한민국 교육에 인성이 중심에 서고 가정‧학교‧사회가 동참하는 범국민 실천운동이 확산되는 기틀이 마련됐다.
정부는 인성교육진흥법을 구체화한 동법 시행령을 1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하고 21일부터 공포‧시행한다. 시행령의 주요내용은 △범정부 차원의 인성교육진흥위원회 구성·운영 △5년마다 인성교육 종합계획 수립 △국가‧지자체의 예산 지원 의무화 △현직교원 연간 4시간 이상 연수 △교‧사대에 인성 관련 과목 필수 개설‧이수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등이다.
시행령 마련 과정에 적극 개입한 교총의 요구로 당초 연 15시간 이상 교원연수는 4시간(직무연수 포함)으로 축소됐고, 학교․교원에게 부담했던 시행계획 수립, 실태조사, 전담부서 설치 등의 내용도 삭제됐다. 반면 가정‧학교‧사회의 실천적 인성활동 지원을 인성교육종합계획에 포함하도록 명시했다. 교원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진흥’이 목적인 법 취지를 살리자는 의미에서다.
교총은 14일 즉각 입장을 내고 “우리 교육이 학력에서 인성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환영하면서 “官 주도로 학교를 옥죄는 방식이 아닌 民 중심의 자발적 실천운동이 활성화 되도록 규제보다는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제 올바른 실천이라는 과제가 남았다”면서도 “다만 결과 평가적 인성교육으로 법 제정 취지가 훼손되고 공정성 시비가 우려되는 만큼 과정 중심으로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향후 보완과제도 제시했다.
우선 국가 수준의 지도자 자격 검증 장치 마련을 주문했다. 교총은 “인성교육 민간자격증이 250여개나 난립해 정비가 필요하다”며 “영리 목적이거나 자격과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의 시행규칙을 제정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성교육을 추진 성과 등 실적위주로 평가하지 말고, 입시 반영 등이 아닌 과정 중심의 국민적 실천운동화 되도록 정부 지원 체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원연수도 자기연수(self study) 과정이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학교 인성교육의 성패는 프로그램 중심이 아닌 그 자체가 인성교육의 내용이자 방법인 교원들이 얼마나 자발성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여기에 가정과 사회의 동참운동이 확산될 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당부했다.
가정의 인성교육 회복, 학교 인성교육 환경 조성 등도 과제로 지적된다.
최근 교원교육학회가 인성교육을 주제로 연 춘계학술대회에서 학교현장 실태(초‧중등교원 49명 설문)를 발표한 김황 광주극락초 교사는 “교사들의 의견은 과도한 양의 교육과정과 교사의 잡무를 줄여야 실질적인 인성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김성기 협성대 교수는 “인성교육의 시발점은 가정이다. 대만에서는 이미 ‘가족교육지원법’을 만들어 혼인신고를 하는 예비부부에게 ‘부부교육, 부모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안양시에서 시행한 적이 있다”며 “법에 ‘혼인신고 시 부부교육 및 부모교육’을 의무화하거나 별도로 ‘가정교육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11월까지 공청회 등을 거쳐 인성교육의 기준과 방법을 구체화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