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가 외국 유학생에 대한 학비를 크게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자국 학생이 부족해 외국 유학생으로 정원을 채우고 있는 캐나다에서 유학생 학비가 대학 운영의 주요 재원까지 되고 있는 실정이다.
UBC는 최근 학교 위상에 비해 유학생의 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향후 3년간 30%이상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도 신규 등록 학부생의 경우, 첫해에는 15%, 그 다음 해에는 15%, 3년째 해에는 8%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대학원생 역시 전공에 따라 3%에서 최고 50%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UBC의 외국 유학생 비율은 전체의 20%에 달하는 1만2000명 선이다.
토론토대의 경우, 연간 유학생 학비가 4만 달러(3400만원 정도)에 달하는 데 비해 UBC는 2만 6천달러(교육학과, 22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학이 설명하는 학비 인상의 대표적 근거다. UBC가 당초 제시한 학비인상안은 인문계 전공은 3만8588달러, 임업은 4만2584달러, 간호학과는 5만879달러까지 올리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종 발표안은 여기에서 마지막 3년차 학비가 약2000달러 줄어든 수준에서 결정됐다.
반면, 현재 UBC의 자국 학생 학비는 인문계 전공이 연간 5000달러, 가장 학비가 비싼 의대도 1만 6000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연간 등록금 인상한도도 학부는 5%, 대학원은 3%로 제한돼 있다.
이번 유학생 학비 인상조치에 따라 대학이 거두는 추가 학비 수입은 2016년 1060만 달러, 2017년 3630만 달러, 마지막 해에는 61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14년 캐나다로 유학 온 대학 학부생의 연간 평균 학비는 2만 477달러로 내국인 5959달러에 비해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주 정부에서 유학생 학비는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어 캐나다 학생과의 학비 차이는 갈수록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캐나다는 저출산 여파로 국내 학생이 부족해지면서 정원을 채우기 위해 유학생 유치에 열중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대서양쪽 뉴브런즈윅대학 비즈니스 스쿨 등은 외국 유학생이 없으면 대학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할 정도다.
그럼에도 캐나다의 유학생은 현재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14학년도 대학생(전문대 포함) 수는 전년대비 1.2%가 증가한 204만8069명이다. 그 와중에 지난 20여 년간 유학생은 2.5%가 늘어 전체 대학생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유학생 출신국은 전체의 1/3을 차지하는 중국을 필두로 인도,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다. 유학생 증가율은 나이지리아, 베트남이 가장 높다.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면 일정기간 체류나 취업기회가 보장되고 손쉽게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유학생 증가에 한몫 하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방식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가 2014년의 경우 전년대비 11% 증가한 9330명이다. 출신국별 인원을 보면 중국이 가장 많은 1430명, 그 뒤를 필리핀(845명), 한국(750명), 이란(660명), 인도(605명) 등이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