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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리는 아이들을 꿈꾸게 하는가

꿈은 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노래도 있다. 원하는 크기가 클수록 꿈도 커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을 읽어보면 마을 사람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간구하던 큰 바위 얼굴은 돈 많은 부자도 아니고, 말 잘하는 정치지도자도 장군도 아닌 평범한 사람 ‘어니스트’였다.

화려한 성공만 좇게 하지 않았는지

물론 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꾸는 꿈들 뒤에 훨씬 많은 실패자의 눈물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바라보게 하고 가르치는 일에 등한시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그동안 우린 ‘성공한 사람’만 너무 화려하게 비추다 보니 그 그늘에 가린 이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자살률이 높은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

2015년도 매스컴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하나가 ‘일자리’다.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일자리 꿈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대통령과 같은 큰 꿈을 꾸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낮추기 마련이다. 현실과 타협하기 때문이다. 이 ‘줄어든 꿈’조차 이루기 위해 ‘한 줄 서기’ 간판에 매달리고 있지만 빛나던 젊음의 시간은 흐르고 흘러 ‘삼포세대’로 변해온 게 현실이다.

고시 합격과 억대 연봉을 위한 대기업 입사에만 매달리는 젊은이들은 여전히 많다. 수백 대 1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저 높은 꿈을 위해 사법고시 공부나 로스쿨은 6년에 6000만원, 의과대 등록금은 1년에 1000만원(의과대학원 2000만원) 정도라니 자녀 뒷바라지로 가난한 노후를 맞이하는 노년빈곤층(Silver Poor)도 늘어난다.

또 다른 현실을 살펴보면 농·어촌에서 일 할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실험실에는 젊은 도전자들이 사라져 간다. 대기업은 일자리 늘리기가 어렵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그래도 젊은이들은 스펙 쌓기에 밤샘을 한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모습이다. 고교생의 국제학력경시대회 세계 1, 2위에 대해선 다른 나라가 부러워한다지만 대학 경쟁률은 갈수록 뒷걸음질 하고,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진정한 ‘삶의 가치’ 찾도록 도와야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말한 ‘한 명도 낙오자가 없는 교육(No Child behind Left)’은 기회균등의 문제만이 아니다. 학교가 낙오자 없는 교육을 실현해도 여전히 사회는 낙오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은 자아실현에 대한 동기 부여, 삶의 완성을 이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에게 어떤 마음의 그릇을 담게 하느냐가 교육의 근본적 과제다.

우리 교육, 지나치게 화려한 인생만 집착하게 하며 한 줄 세우기 희생양만 만들지 않나 반성해야 할 때다. 신기루 같은 꿈만 좇지 말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젊은이, 실패를 딛고 도전하는 젊은이를 만드는 교육이 됐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할 꿈은 높은 보수나 지위가 아닌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 돼야 한다. 너새니얼 호손이 말한 ‘큰 바위 얼굴’은 지위나 보수를 향한 성취가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향해 살아가는 자세와 노력이다. 우리 아이들 꿈에 이것이 담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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