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4학년도 미국의 고등학생 졸업률이 82%로 201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1%p 가량 상승한 것이다. 가장 높은 졸업률을 보인 주는 아이오와주(91%)다. 네브라스카, 뉴 저지, 위스콘신, 텍사스, 뉴 햄프셔, 인디아나 주가 80% 대 후반을 기록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졸업률이 가장 낮은 주는 워싱턴DC(61%)다.
졸업률 측정 방법은 해당 연도의 졸업생 수를 4년 전 입학 한 학생수로 나눈 공식을 따르고 있다. 학생 개개인을 추적하는 방식을 추가해 정확성을 부여한 것으로 2010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졸업률 증가와 더불어 백인 학생(87%)과 흑인(72%), 히스패닉(76%) 학생들 간의 졸업률 간격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언어가 걸림돌이 되는 이민계층 학생들이나 특수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졸업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서는 미국도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이와 관련 오바마 정부는 고등학생 졸업률 증가에 대해 “학교가 학생들의 성공에 디딤돌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성공의 기회가 확장돼 가고 있는 증가”라며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졸업률 82%는 여전히 5분의 1 정도의 학생이 중도 탈락함을 의미한다. 미 정부는 2020년까지 졸업률을 90%로 올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에듀케이션 위크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 및 저소득층 그리고 특수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졸업률 증가치를 감안할 때 이 목표에는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공공 정책을 논의하는 단체인 Civic Enterprises의 존 브릿지랜드 대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졸업률의 단순한 증가가 아닌 그 이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함께 힘을 얻고 있다. 졸업이 대학교 진학 또는 직업 시장으로의 진출과 필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12월로 임기가 끝난 안 던컨 미 교육부 장관은 뉴욕 타임즈와 전화 인터뷰 중 “고등학교 졸업만이 목표가 아니다. 목표는 대학과 직업 준비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3학년도 12학년(고등학교 3학년)의 읽기와 수학 국가 표준화 시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40% 미만의 학생들만이 대학 교육에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중퇴율은 여전히 높고 특히 2년제 학교에서는 전체 학생 중 3분의 1 미만만 그나마 3년 안에 졸업을 한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는 주 평균 졸업률이 80.3%로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졸업생들이 최근 몇 년 간 주에 새로 지사를 만든 Boeing, Volvo, BMW 등에서 일할 만큼 충분한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협동 능력과 효과적인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통신사인 AT&T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표 파멜라 레키는 “오늘날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는 현실에서 요구하는 능력과는 다른 종류의 일을 준비시키는 시스템에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률 증가에 뚜렷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은 십대의 임신율과 범죄율 감소가 졸업률 증가에 이바지 했다고 설명한다. 몇몇 교육구에서는 결석생과 수업에서 낙제한 학생들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졸업률을 높였다고 한다. 또한 낙제 학생들에게 한 학기 이상을 통째로 재수강하는 대신 온라인 강좌나 짧은 튜터링 수업으로 낙제 학점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주의 증가도 졸업률 증가에 한몫 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졸업률 수치에만 연연해 자칫 교육의 질이 낮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산업 및 경제단체의 지원으로 설립된 국가교육위원회(Education Commission of the States)에 따르면 실제로 캘리포니아, 사우스 캐롤라이나, 테네시 주 등에서는 최근 졸업 요건을 간소화 해 졸업률을 높였다. 또 알라스카, 캘리포니아, 위스콘신, 와이오밍 주 등에서는 다른 주보다 훨씬 적은 이수 단위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