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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유치원 CCTV 설치 사실상 강제하나"

교육부, 교육청 평가 반영 검토
일선 "자율은 말뿐, 갈등 불보듯"
교총 "대책 없이 평가 강제 말라"

교육부가 유치원 교실과 실내 공간에 CCTV 설치를 사실상 강제하는 방침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현장 교원들의 우려와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특히 교실 내 CCTV 설치율을 기존 56%에서 9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설치율을 교육청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즉, 모든 정보 주체의 동의가 필요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피하면서 CCTV 설치에 따른 부담을 학부모와 유치원에 떠넘겨 설치율을 높이려는 꼼수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교육청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라고 밝혀 우려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 현행 법령상 유치원에 CCTV 설치를 강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나온 고육책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유치원 교원들은 말만 ‘구성원 합의에 따른 희망’이지 사실상 강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욱이 아동학대 사건으로 높아진 학부모들의 CCTV 설치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설치 여부에 따라 원아 유치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교권을 내세워 반대할 유치원이 과연 있겠느냐"며 "마찰과 갈등이 불 보듯 뻔한데 유치원이 알아서 결정하라고 한 것 자체가 강제"라고 비판했다.

유치원 교원들은 CCTV 설치가 교사와 유아의 기본권은 물론 교육활동을 심각히 저해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한다. 지난해 CCTV를 설치한 서울의 한 공립유치원 원장은 "어린 자녀 말만 듣고 번번이 녹화 내용 열람을 요구하는 학부모들 때문에 수업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PC나 핸드폰으로도 교실 상황을 볼 수 있는 네트워크형 CCTV가 설치된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일부 학부모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며 유치원이나 다른 학부모에게 불만을 제기한다. 블로그에 자녀의 일상을 소개한다며 다른 아이가 함께 나온 CCTV 화면을 그대로 캡처해 올리는 경우도 있다.

대구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어떤 아이가 거친 행동을 하는 게 CCTV로 보이면 부모가 그 애랑 놀지 말라고 한다"며 "교사도 힘들지만 아이들에겐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교총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실 내 CCTV 설치는 유아와 교사의 초상권·사생활 등 기본권을 심각히 침해할 우려가 크고 교사 사기 저하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이런 문제를 도외시한 채 설치 여부를 학교·교육청평가에 포함시켜 사실상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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