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만 집중 개최하는 미술실기대회는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실기대회 참가경비 징수는 재고해야 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학의 명문 B학당의 건학 120주년 기념 중·고등학생 미술실기대회 개최 안내 공문을 보면 미술학도들의 창의력 계발을 위한다는 거창한 목표를 위해 1인당 20,000원의 참가비를 명시해 놓았다. 참가비는 입상작품 팜플렛 제작비로 사용해 입상자에게 수상작품집을 배포한다는 친절한 안내가 되어 있고, 화용지와 이젤, 화판, 두상 심봉대, 점토 등을 빌려주거나 지급한다 하니 대회 참가학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개최하는 또 다른 사립 H대학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미술실기대회는 한술 더 떠서 중·고등학교 재학생은 물론 졸업자에게도 참가자격이 주어지고 참가비가 무려 40,000원인데 중학생은 같은 금액을 내고도 입학 특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당연한 문구가 눈에 띈다. 거기에 지방 학생에게는 더욱 부담이 될 것 같은 인터넷 접수 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는 안내도 보인다. 수많은 학생이 참가할 대회의 참가비 40,000원과 인터넷접수비 등은 부모가 짊어질 사교육비 부담을 한눈에 보여주는 듯하여 안타깝기 짝이 없다.
또 다른 사립 H대학교 실기대회도 대상 상금 100만원(본교 입학시 1년간 등록금 전액 장학금 지급) 금상은 그 절반, 은상은 또 그 절반, 동상은 그것의 절반의 혜택이 있다는 달콤한 인센티브가 있지만 로또 당첨보다 어려울 것 같은 대상, 금상에 대한 열망은 많은 학생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행사 주최측은 경비 충당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고 주장할지 모르나 예산이 없으면 개최를 하지 말든지 협찬단체의 도움을 받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전국 유명 대학이 중·고등학생의 창의력 계발 운운하며 개최하는 실기대회에 화용지 달랑 한 장 지급하면서 과도한 참가경비를 부과하는 일이 없어지기를 갈망한다. 교육부나 관련단체들도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참가경비 최소화를 위해 묘책을 강구해야 한다. 참가비를 존속시킬 수밖에 없는 어려운 사항이라면 부문별 중·고별로 참가비를 차등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대학교 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는 행사에 중·고등학생의 창의력을 내세우는 일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그리고 각 대학이 5월에 집중하여 미술실기대회를 한꺼번에 개최하는 일도 고쳐야 한다. 모두 자기네 학교의 축제에 맞추다 보니 이런 일회성 행사로 전락하는 것이고, 다른 기관단체에서도 청소년의 달 기념이라면서 앞다투어 5월에 이런 행사를 열고 있어 행사가 중복되고 있다. 그러니 더더욱 학생 창의성 계발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예체능계열 입시생을 둔 학부모들은 대회참가와는 별도로 엄청난 금액을 사교육비 지출의 온상인 미술학원이나 개인교습에 재산을 털어 넣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