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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아, 대한민국의 똘레랑스여!


얼마전 뉴라이트(new right)라는 이름의 단체가 출범하여 미디어를 떠들썩하게 장식하였다.

이 단체에 대한 한겨레 신문 기사(2005.11.7)를 빌면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지난 60년간 이룬 성과를 좌파에게 강탈당하고 자학적 역사관의 가해자로 낙인찍히며 우파의 유산을 부끄러워할 수는 없다"며 "우파의 가치와 업적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언문은 "범국민적 시민운동으로서의 뉴라이트(신보수) 운동이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견인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활동의 궁극적 목적으로 하되 단기적으로는 2007년 대선에서 좌편향 정권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일단 필자는 이 단체의 성격과 운동방향이 어떻든 그 자체에 대하여 논박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국가로서 다양한 의견을 표명하고 그것을 실천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을 것으로 믿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이 사회가 흘러가는 모양이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즉 점점 우경화로의 흐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싶을 뿐이다.

한양대 교수였던 리영희 교수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와 한겨레신문의 기획위원인 홍세화 선생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를 읽다 보면 한 가지 일관되게 관통하는 생각이 있다. 어떠한 사상이든 하나에 집착하고 맹목적이다 보면 그 이외의 생각이나 사물들이 보이지 않게 되고 종국에는 모든 것들이 그르게 보이게 마련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안경과 선글래스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통해서 세상을 본다. 하지만 문제는 쓰고 있는 그것들이 초점이 잘 맞고 색깔이 잘 입혀져 있으면 되는데, 그러하질 못하고 단순한 유행과 다른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해서 마지못해 쓴 채 세상을 곁눈질 하는데 있다.

자,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자. 11월 9일자 한국일보 만평을 보다가 공감하는 내용이 있었다. 비행기가 날아가는데 한쪽 날개만 비정상적으로 길고 커서 기우뚱 거리며 날아가는 괴물 같은 모습이었다. 그 그림 안에 현재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일그러진 모순의 일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나와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도 반동으로 수구로 빨갱이로 몰던 일은 비단 이승만 정권과 (신)군부 정권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이른바 문민정부를 넘어 국민의 정부, 지금 참여정부까지 면면히 색깔을 유지한 채 의기양양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을 벌일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가 하나 있다. “만일 광화문 대로에서 ‘김일성 만세!, 김정일 만세! 조선민주주의공화국 만세!’를 외치며 인공기를 펄럭이고 다녀도 구속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말이 나올 때마다 한심함을 느낀다. 그러한 말을 할 수밖에 없도록 편협하고 똘레랑스를 모르도록 조장했던 이 사회 구조가 답답하다.

다만 최근에 이러한 건강하지 못한 사회구조가 서서히 깨지며 소수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계기가 조금씩 마련되는 것같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백가쟁명식 의견이 봇물 터지듯이 나와 일순간 혼란이 오겠지만 흙탕물의 앙금은 시간이 흐르면 곧 맑은 물로 변하듯이 건강한 사회구조가 그것을 치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되묻고 싶다.

“아니,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만일 어떤 사람이 그러한 행동을 하고 외친다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으로 예상합니까? 자유민주주의로 단단히 무장한 대한민국이 그렇게 허술하고 단순해 보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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