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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사람만이 희망이지 않습니까?"

중국인 도행지 교장선생님 일화가 한 잡지 최근호에 실려 있어 전하고자 합니다.

교장선생님이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시며 이것저것을 보고계셨는데, 학교의 후미진 곳에서 어느 한 아이가 다른 한 아이를 사정없이 때리고 있더랍니다. 그것도 돌로 머리를 찍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순간 당황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꾹 참고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가해자인 학생에게 조용히 “교장실로 따라오너라.”하셨습니다.

교장실에 도착하고 보니 가해학생은 먼저 교장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이후에 어떻게 했을까요? 저는 큰 소리로 야단치거나, 아니면 가볍게 손찌검을 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교장선생님은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주머니에서 사탕을 세개 꺼내더랍니다.

“자, 이것은 너에게 주는 첫 번째 상이다. 내가 너에게 교장실로 따라 오라고 했을때 야단맞을줄 알면서도 먼저 와서 기다렸다. 그것에 대한 칭찬의 선물이다. 받아라.”

사탕을 엉겁결에 받아든 아이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몇 대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잔뜩 움츠러들었었거든요. 그 다음에 교장선생님은 주머니에서 또 사탕을 하나 꺼냅니다.

“이것은 너에게 주는 두 번째 상이다. 내가 너에게 그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을때 너는 즉시 행동을 멈췄다. 그것은 내 말을 존중하고 따랐다는 증거다. 자, 받아라.”

아이는 놀라다 못해서 눈이 커다랗게 변합니다.

“자, 마지막 세 번째 상으로 줄 사탕이다. 내가 교실에 가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네가 그 아이를 때린것은 그 아이가 여학생을 괴롭혔기 때문이라고 하더구나. 비록 폭력을 사용한 것이 바람직하지는 못해도 정의감에 불타 행동했기 때문에 정의의 사나이로서 행동한 것에 대한 상이다.”

그러자 가해학생은 참았던 눈물을 펑펑 터뜨립니다.

“교장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요즈음 체벌문제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많은 일은 아니겠지만 언론의 특성상 침소봉대하여 사건을 다루는 성향 때문에 극히 일부의 일이 자극적으로 터져 나오곤 합니다. 학생이 지각했다고 교사가 이백대를 때렸느니, 남자 초등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하였느니 하여 학부모, 교사들의 한숨 소리가 천고마비의 계절처럼 더 높아져만 갑니다.

만일 위 도행지 교장선생님같이 하지 않고, “야, 이놈의 자식들아. 왠 싸움질이야. 당장 교장실로 따라와.”하며 인정사정없이 야단을 쳤더라면 가해학생은 맞는 순간 만큼은 승복을 했을런지 몰라도 진정한 마음속은 인정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비록 제가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고 있진 않지만 요즈음 학교에서 배우는 사람들의 태도가 예전에 비하여 고분고분하지 않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남 얘기하듯 입바른 소리만 한다고 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 인격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으니 학교에 와서 끊임없이 배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들을 사람되게 가르치고, 행동할 수 있게 인도하는 것이 선생님들입니다. 그 소중한 일에 푸념만 한다고 나아질 것은 없을 겁니다. 완벽한 聖人이 아니기 때문에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것 아닐까요?

어떤 사람은 꽃으로라도 아이들을 때리지 말라고 하던데 거창한 그러한 말은 몰라도 자꾸 가르치고 타이르다 보면 잠깐의 삐딱한 마음에서 착한 사람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조각가가 재료가 아무리 좋지 않다고 해서 작품 만드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 재료의 특성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다듬고 새로운 구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힘내십시오.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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