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 “어떻든 제가 결론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비싼 수업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좀 인내해 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나 혼자 뱉어본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는 ‘수업료’라는 용어는 대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도박하다가 돈을 잃었을 때 ‘도박에 손대선 안 된다는 깨달음의 수업료 낸 셈 치지’하고 자위한다. 주식투자했다가 돈을 잃었을 때에는 ‘경제 공부 한 셈 치고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지’하면서 씁쓸한 입맛을 다신다. 더 나아가 인생 실패를 맛보았을 때 ‘인생 공부한 셈 치고 비싼 수업료 치루었다’고 위로하면서 후회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표정을 보면 ‘바다이야기‘ 파문이 큰 일이 아닌,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앞장 서 정책실패라고 예단을 하니 언론에서는 국정실패라고 지적한다. ‘비싼 수업료’ 발언, 맞는 말이다. 지도자를 선택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국민들은 해마다 껑충 뛰는 세금을 내느라 허리가 휘어져 있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업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말한 ‘비싼 수업료’에 비하면 약과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국정을 바르게 운영할 지도자를 뽑았으면 내지 않아도 될 수업료를 내고 있는 셈이 된다. 그것을 이제사 깨닫고 대통령도 그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이 수업료를 내는 것은, 세금을 내는 것은 지도자를 비롯한 공복들이 나라를 잘 운영해 달라고 하면서 그렇게 할 것을 믿으면서 납세의 의무를 수행한 것이다. '비싼 수업료‘ 발언은 그 부탁과 믿음을 산산이 깨어버렸다고 인정하고 사과를 한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도둑과 개' 이야기를 하면서 '아무도 짖지 않았다‘고 선수를 치니 언론과 야당은 몇 년 전부터 노름공화국의 위험성 경고가 있었다고 즉 ‘개가 짖었다’고 증거를 들이대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국민들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우리는 흔히 이런 것을 경험하였다. '마음에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려도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개가 짖어도 주인이 귀 기울여 들을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나온 관계부처의 한결같은 ’짖은 적 없다‘는 맞장구 보도자료는 국민들을 더 분노케 한다. 그들의 눈에는 대통령만 보이지 국민들은 보이지 않는가 보다. 그리스 순방 중 ’시끄러운 소리‘ 발언도 상식을 뛰어 넘었다. 원래 빈수레가 요란하고 일 잘하는 사람은 조용한 가운데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법이 아닌가?
앞으로 1년 반 동안 국민들은 선택을 잘못한 ‘비싼 수업료’ 계속 납부해야 한다. 무책임한 정치에 책임지는 국민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짖는 개’를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하고 정치가 시끄러울 경우, 일 잘하려고 그러나 아니면 다른 꿍꿍이속이 있나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국민 노릇하기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수업료 못 내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 ‘비싼 수업료’와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연구하는 사람이 나타나 주었으면 좋겠다. 리포터가 교육자이다보니 ‘수업료’라는 단어에 과민 반응한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경제는 좋은데 민생은 나쁘다'라는 궤변에는 더 이상 대꾸할 가치가 없다. 여기서 논할 것도 아니고 일일이 지적하기엔 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