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영어교사들은 2009년부터 영어논술, 영어듣기, 영어로만 진행하는 영어수업 실기 시험을 치르게 되고, 2007년부터 매년 1천명의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심화연수를 실시하고, 보다 생생한 체험을 위해 적어도 3년에 한번씩 외국 연수를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0년까지 초중고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2천9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2010년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모든 영어교사가 영어로 수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계획은 영어교육의 질을 높이고 영어 교사들로 하여금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위한 것이다.
학교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자질과 교수방법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나 현재 영어교육을 바라보는 교육부의 지침은 보다 근본적인 제도 면이나 교육 정책에 대한 재고 없이 영어교사에게 아주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원어민이 아닌 한국인 영어교사에게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라고 한다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업이 진행될 지 의문이 생긴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도와 이해도간의 관계도 의문이다.
교실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 그의 교수 능력을 생각하게 된다. 교육현장에서 가르치는 교사의 언어 구사 능력과 그것을 수업에 적용하는 교수기법이 중요함은 누구나가 인정하지만, 그보다 앞서 교육부와 언어 학자들이 담당해야 하는 교육 정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그 중요성에 비해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영어교사들의 자질과 능력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국가의 영어교육 정책이 잘못되어 있다면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영어인재를 길러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분명 영어교육의 최종 목표는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여 주는 데 있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듣기, 말하기, 읽기 그리고 쓰기에 대한 4가지 모든 기능을 함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읽기 중심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고, 문법 번역 교수법에 의거, 실용 가치면 보다는 진학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영어교육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사의 자질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영어 학습 시간을 절대적으로 늘리고, 학습도구 및 교육기자재의 확충에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현재 중학교에서는 일주일에 4시간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영어는 교실에서든 교실 밖에서든 당장에 활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단순하게 책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노래, 영자신문 등 다양한 자료 활용이 필요한데 이런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노래를 배우기 위해서는 비디오, 오디오가 필요한데 이것들은 고장났거나, 있어도 사용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적 활용을 위하여 재정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영자신문이나 소설책과 같은 아주 좋은 학습자료는 개인적으로 구독,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만약 개인적으로 이런 시청각자료를 활용하더라도 의문이 생겼을 때 교사에게 물어보고 해결할 수 있는 보충시간이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방대한 교육 인구와 학교의 수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분명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영어교사가 현장에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요소가 교사를 임용하는 데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영어교육의 성패가 교사가 이전에 받은 훈련의 성격과 교사의 자질에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7차 교육과정 이후로 활용 중심 영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런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 학교는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영어수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교수님과의 개인적인 대화나 학생들의 모임에서도 영어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표현 기능 훈련을 제대로 받은 교사의 확보를 선결 조건으로 하는 교육부의 방침에 맞추어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영어교사의 자질 함양과 양성을 위해서는 영어교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교육부, 영어언어학자, 교사희망자, 교사, 그리고 학교까지 다같이 상호 협력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