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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바른 말씨로 바른 사회를(14)

▶[앞으로] 와 [앞에]

“전체, 앞에 나란히!”

언제부터인가 초등학교의 아동조회나 체육시간 같은 집단모임에서 교사들의 이런 구령소리를 자주 듣게 되었다. 아마도 특정지역의 사투리인 것 같은데 이와 같은 구령용어는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라면 잘 못된 말임을 금세 알 수 있을 텐데 여전히 사용되고 있음을 본다. 물론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구령이 꼭 군대의 제식훈련처럼 격식에 맞아야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구령의 통일은 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와 [앞에]는 둘 다 ‘위치’와‘방향’ 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지향하는 목표로서의 방향’ 을 나타내는 의미가 강한 반면에 [앞에]는 그저 ‘존재하는 방향과 위치’ 를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위의 구령은, 대열이 앞쪽을 향하여 나가기를 지시하는 구령임으로 [앞으로 나란히!] [앞으로 가!] 가 맞는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좌우로 나란히!]를 [옆에 나란히!],[앞으로 가!]를 [앞에 가!]로 해야 할 것이며 [뒤로 돌아가!]를 [뒤에 가!]로 해야 하는 넌센스가 벌어진다.

모든 구령은 예령(豫令)과 동령(動令)으로 이루어진다. [앞으로 가!]와 [앞으로 나란히!]에서 ‘앞으로’는 예령이고 ‘가!’와‘나란히!’는 동령이다. 예령에서 준비하고 있다가 동령에서 행동으로 옮긴다는 뜻이다.


▶ [-놓고] 와 [-놋고]

“준비를 다 해 놓고 기다려라”
“기다리게 해 놋고 오지를 안네”

[-놓다]는 보조동사로서 동사의 뒤에서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끝내고 그 결과를 유지함’을 뜻하며
[-놋다]는 옛말로서 동사 형용사 어간이나 어미 뒤에 붙어
‘-는 구나’ 의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면, 석보상절에 ‘이 사람이 보배를 저리도 아끼놋다’ 란 말이 나온다.

그러므로 위의 두 번째 예문의 “기다리게 해 놋고 오지를 안네” 는 “기다리게 해 놓고 오지를 안네”의 오류이다. 또한 [놓고]의 발음은 [노코]인데 이를 [놋코]로 잘못 발음하는 데에 원인이 있기도 하며, 이는 받침 ‘ㅎ' (히읃)에서 착각하여 [놓]을 [놋]으로 발음하는 경향도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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