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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인도여행15-불교성지 사르나트


2005.1.20 목 맑음
8시에 일어나 갠지스강으로 나와서 30루피에 한 시간 동안 보트를 탔다. 보트를 젓는 20안팎의 젊은이가 영어를 곧잘 해 어떻게 영어를 배웠느냐고 하니까 talking, talking이란 말만 반복한다.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자꾸 말을 하다보니 영어를 잘 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보트를 타며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한국인 여행자를 많이 만난다. 겨울방학기간이라 대학생과 교사들이 많았다. 다시 여관으로 돌아오니 11시가 다 되었다. 샨티 게스트 하우스 라운지에 있는 Restaurant(식당)에서 chicken noodle soup(닭국수)를 시켰는데 국수 몇 가락과 닭고기 몇 첨이다. 중국식당의 mixed soup(짬뽕)와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르다. 아쉬운 데로 그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저녁 땐 라운지 식당에서 50대 노총각을 만났는데 은행에서 명퇴를 하고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은 내게 카주라호의 에로 조각상 얘기를 했다. 전에 한번 T.V에서 보고 흥미를 느꼈던 그 에로 조각 사원을 다시 여행일정에 넣기로 했다. 카주라호와 델리에 대한 정보는 여행객에게서 여행 안내책 `인도 100배 즐기기`를 빌려서 꼼꼼히 메모해 놓았다. 

2005년 1.21 금 맑음
황금사원(Golden Temple)을 방문했다. 황금사원 부근은 힌두교와 이슬람이 첨례한 대립을 보이는 장소이다. 황금사원(Golden Temple)이 유명하게 된 것은 황금사원 옆에 있는 이슬람 사원 자나 바피 모스크 때문이란다. 그 모스크 자리엔 원래 힌두교 사원 비수와나트 사원이 있었는데 이슬람 정권이었던 무굴제국의 아우랑제브 황제가 힌두교 사원을 파괴하고 이슬람사원을 지은 것. 그 후 이 곳에서 힌두교와 이슬람의 대립은 시작되었다.

이 이슬람 모스크엔 사람들의 접근이 통제되고 철조망이 높게 둘러쳐져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슬람 사원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원은 텅 비어 잇었고 경비병들만 보초를 서고 있었다. 인도에서 종교 갈등이 가장 첨예한 곳이 바로 이 황금사원 주변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두 종교간의 갈등이라고 한다.

언제 분출할지 모르는 활화산과 같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인도 집권당인 RJP연립정부는 그 이슬람 모스크 자리에 원래 있었던 비쉬와나트 사원의 재건을 염두에 두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감도는 것이다.

황금사원은 내 숙소에서 20여분 정도 걸어가면 있었는데 황금사원 가까이 다가가는 도중 삼엄한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어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일반인은 황금사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한 안내자의 안내로 근처의 한 옥상으로 올라가 저만치 노란 지붕과 첨탑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황금사원 관광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건물 옥상에서 내려오는 계단과 골목을 따라 많은 기념품가게가 늘어서 있었다. 

나는 바라나스 힌두대학을 가고 싶었다. 릭샤를 타고 힌두대학으로 가자고 했는데 릭샤가 간 곳은 어떤 조그만 대학 건물이었다. 학교를 구경하고 학생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알아보니 거기는 intermediate school이라고 한다. 전문 기술을 배우는 전문대학 과정이었다. 다시 릭샤를 타고 바라나스 힌두대학교로 갔는데 방대한 규모의 대학이었다. 캘커타 근처의 샨티니께탄의 바라티 대학보다도 규모가 더 크고 대학다운 넓은 캠퍼스를 갖추고 있었다. 경치도 좋은 편이었다. 

농과대학, 공과대학, 의과대학 등 단과대학별로 건물이 따로 있었고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학구적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학교의 후문 쪽엔 황금사원 옆에 있던 무굴제국 아우랑제브 황제가 파괴했다는 힌두교의 비수나와트 사원을 새로 건립해 놓았다. 아마 힌두교 측은 이 사원을 다시 원래의 장소인 그 이슬람 모스크 자리로 옮기려고 하는 데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았다. 웅장한 사원 주변으로 넓찍한 정원을 조성해 놓아 사람들로 붐볐다. 내가 본 힌두교 사원 중에 가정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된 사원이었다. 

2005.1.22 토 맑음
여관 옥상에 있는 식당에서 라면과 plain rice(쌀밥)로 식사를 하고 60루피를 계산했다. 인도라면이라 라면 맛이 나지 않았다. 오늘은 불교 사대 성지 중에 하나인 사르나트를 다녀오기로 했다. 바라나시 오기 전엔 계획에 없었는데 관광객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방문하려는 것이다. 여관을 나서 싸이클 릭샤를 타고 바라나시 역으로 갔다. 거기서 사르나트행 버스를 타고 30여분 가니 사르나트였다. 버스비는 8루피였다. 

버스에서 내리니 멀지 않은 곳에 부처가 진리를 깨우치고 난 후 처음 설교했다는 장소에 절이 세워져있다. 한 노인이 비교적 유창한 영어로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따라다니며 일일이 설명을 해 준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친절인 줄만 알았는데 나중엔 직업으로 하는 걸 알았다. 일단 도움을 받기로 했다. 1,500여전 전에 세워졌다는 원통형의 절은 인근에 따로 있는데 많이 훼손되었고 지금 사람들이 방문하는 절은 그 후에 다시 세운 것이라고 했다.

불교의 4대 성지는 부처가 태어난 룸비니(지금은 네팔), 깨우침을 얻은 곳 보디가야, 처음 8정도를 설파한 곳 사르나트, 그리고 부처가 죽은 곳 주시나가르라고 했다. 절 주변은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각종 새, 악어, 사슴 등도 사육하고 있었다. 휴식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꽃도 많이 피어 있어서 인도의 아이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금까지 본 힌두사원과 이슬람 사원은 도시의 중심부에 많이 있는데 불교사원은 도시 외곽에 한적하게 떨어져 있었다. 

불교 사원 옆에는 일본의 절도 있었고 자인교 사원도 있었다. 600M 떨어진 곳에 한국 사찰 녹야원이 있었다. 녹야원엘 가기로 했다. 여기저기 마을이 있는 시골길을 걸어 녹야원으로 향하는데 길가에 있는 커다란 물웅덩이에 무엇인가가 날고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제비였다. 한국에서 보던 제비와 같은 제비가 같은 몸짓으로 날고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 제비들이 겨울을 나는 강남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 강남이 바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인도에도 있겠지 하고 예상은 했는데 직접 확인을 하고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그런데 100여미터쯤 더 가니 넓은 평야와 야산이 펼쳐져 있는데 풍경이 꼭 우리나라 들녘과 아주 흡사했다. 우리나라 농촌 같았다. 계절도 겨울인데 우리나라 4월 날씨 같았다. 그 들판 가운데 너댓 개의 물 웅덩이가 있는데 그 위로 무엇인가가 어지럽게 날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제비였다. 한국에서 제비의 개체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어 내가 애를 태웠던 제비가 인도 동북부 시골의 여러 웅덩이에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 날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일단 한국 절 녹야원으로 향했다. 갔다 오다가 제비를 다시 자세히 관찰할 셈이었다. 300여 미터 더 가니 녹야원이 나왔다. 한국의 절과는 모습부터 다르다. 절에 들어가니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 있었다. 조용한 경내로 들어가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스님은 없고 관광객 10여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남자가 열심히 한의학의 체질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나머지는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태양인이 어떻고 태음인이 어떻고 하며 설명을 하는 가 하면 O형은 어떻고 B형은 어떻고 하며 혈액을 또 화제로 올려가며 신이 난다는 듯 떠들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어도 누구 하나 눈길을 주거나 아는 체를 하지도 않았다. 인도를 여행하는 한국 여행객이 너무 많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다 잠시 쉬어가는 여행객이기 때문에 내가 옆에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것이다. 법당엔 황금빛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거기서 이삼일 쉬어 갈 수 도 있지만 나는 사진을 몇 장 찍고는 바로 나왔다. 

나와서 들판의 물웅덩이로 다시 갔다. 제비를 더 보고 개체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거기 웅덩이 마다 수십 마리씩 어지럽게 제비들이 날고 있었다. 물읋 차고 날아오르는 몸짓이 한국에서 본 제비와 똑 같다. 아직 인도에는 제비가 많구나 생각하며 마을 주민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영어를 전혀 몰랐다. 나는 제비가 일년 내내 저렇게 많은가. 집은 어디에 짓고 그 동네에도 제비 집이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전혀 말이 통하질 않았다. 

그래도 안도감이 들었다. 한국에서 점점 개체수가 줄어드는 제비를 인도에서라도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마음이 조금 놓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러 마리의 제비중에 한두 리씩 갈색빛이 감도는 제비가 섞여있었다. 나는 볼 수 없었던 개체들이었다. 그런데 조류도감엔 한국에도 갈색 제비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은 있어도 나는 본 적이 없다. 물론 한국의 제비들이 인도에서 월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확신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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