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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드라마 '대조영'의 아버지 죽이기

  KBS1 TV 대하드라마 ‘대조영’(극복 장영철ㆍ연출 김종선)이 예정을 깨고 연말까지 연장 방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횟수는 총 130회이다. 연장방송은 MBC ‘주몽’이 그랬듯 높은 시청률 때문이 아닌가 한다. ‘대조영’의 시청률은 30%에 육박, 주말 안방극장 1위이다.

  나 역시 지난 해 9월 16일부터 방송하기 시작한 ‘대조영’을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보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얼마 전엔 내가 맡고 있는 ‘전주공고신문’ 학생기자들을 데리고 강원도 한화리조트 내에 설치된 대조영 촬영장에 다녀오기도 했다. 학교신문에 르포로 싣기 위해서다.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전개라는 논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 ‘대조영’은 KBS가 방송했던 과거 어느 대하드라마보다 재미있다. ‘대조영’같이 기록이 부족한 발해건국사 배경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극적 재미는 ‘대조영’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조영’은 얼마 전 종영된 SBS ‘연개소문’과 다른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면죄부가 주어질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바로 아버지에 대한 호칭문제가 그것이다. 극중에서 대조영(최수종)은 아버지인 대중상(임혁)에게 연신 ‘아버님’이라 부르고 있다.

  물론 이런 호칭은 비단 대조영만이 아니다. 거란 부족장의 딸 초린(박예진)도 아버지 이진충(김동현)에게 ‘아버님’이라 부르고 있다. 사실상 대조영과 초린의 아들인 이검(정태우) 역시 아버지로 알고 있는 이해고(정보석)를 ‘아버님’이라 부르고 있다. 

  이런 오류는 심각한 문제이다. 30%에 육박하는 인기 높은 드라마인데다가 이 땅을 대표하는 ‘한국방송’ KBS(그것도 1TV)의 사극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훨씬 크고 심각하다. 이런 오류가 10개월 동안 계속되는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니, 과연 KBS가 제대로 기능이 작동되는 공영방송인지 의구심마저 생긴다.

  우리 국어에서 아버님은 자신의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를 이르는 말이다. 배우자의 아버지, 즉 장인이나 시아버지도 아버님이다. 또 친구의 아버지를 높여 아버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를테면 멀쩡히 살아 있는 아버지를 ‘아버님’이라 불러 수시로 죽이고 있는 셈이다.

  문외한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혹 극중에서 펼쳐지는 고구려 멸망 및 발해 건국 그 무렵엔 그런 호칭을 썼는지도 모를 일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그런 사정을 자막 등으로 고지해야 맞다. 그렇지만 1회부터 단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대조영’을 시청한 나는 그런 안내자막을 본 적이 없다.

  ‘대조영’의 아버지 죽이기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에서 애써 올바르게 가르쳐 제대로 배운 우리 학생들이 겪을 혼란이다.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TV는 막강한 전파력과 영향력이라는 매체적 특성을 지닌 공기(公器)이다.

  이왕 지나온 10개월은 그렇다 쳐도 앞으로 5개월 이상 ‘대조영’의 아버지 죽이기를 보는 일은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도대체 방송위원회가 무얼 하는 곳인지 알 수 없거니와 작가와 연출자는 말할 것도 없고 KBS 한국방송은 즉각 ‘대조영’의 아버지 죽이기를 중단하기 바란다. 당연히 오류에 대한 사과방송(자막)도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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