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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부모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

 요즘 TV만 틀면 우리경제가 좋아진다는 소식에 힘입어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시장에 뛰어들거나 저축상품인 편드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대부분의 개미군단은 수입을 보았다는 사람보다 손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 왜 그렇까? 답은 간단하다. 성장성이 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많은 기업을 선택하면 수입이 짭잘 하겠지만 종목선정을 잘못한 사람은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그럼 종목선정은 누가 하는가?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들은 정보를 종합하여 본인이 선정하며 결과에 대해서도 본인의 책임으로 돌아간다는 냉엄한 주식시장을 보면서, 우리교육도 주식시장과 같이 교육정책 결과에 대한 책임지는 모습을 볼 수 없는데 이 지구상에 또 이런 나라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렇게 높으신 분들은 실패한 교육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도 일선학교에 관리자나 담당자에게 책무성을 강조하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교육정책이 지속되는 한 우리교육은 어디로 간단 말인가?
 
 지난 일들 중에서 기억하기도 싫은 정책 대표적인 김대중 정부(국민의정부)시절 이해찬 교육부 장관은 교육자의 신분보장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교육개혁을 앞세워 무리한 정년단축 정책과 촌지고발 센터를 만들어 교원을 부패집단으로 몰았고, 교육현장을 황폐화시키는데 일조 하더니 그 정부를 이어받은 노무현 정부(참여정부)에서는 한술 더 떠 초빙 교장 공모제, 교원평가, 사학법통과, 교육대학 대란, 논술광풍, 해외유학 및 연수, 승진제도 개선 등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모순된 아마추어식 교육개혁으로 학부모들의 시선을 흐리게 하고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데 간데 없으니 마치 고래잡이 어선이 잡으려는 고래는 안 잡고 매일 새우만 잡고 있으니 이 또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우리 교육자와 교직단체도 책임이 없는가? 라는 질문에 냉정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잘못된 정책이 나올 때 마다 대응할만한 대안을 만들어 학부모나 국민들에게 타당성을 충분히 인식시키는 계도가 부족한 가운데 노동자와 같이 집회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지만 성공한 것이 있는가? 성숙되지 못한 생각과 태도가 대부분의 학부모와 국민들로부터 철밥통을 고수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본다.

 이제 국내최대 교육단체인 교육총연합회장이 며칠전 교사출신이 당선되어 모든 교직자들의 기대가 크다. 바라 건데 전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모든 교육문제를 대응해 주고 모든 교직단체와 힘을 모아 같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주는 동시에, 모든 교사와 학부모들이 옛날 같이 엄격한 도덕적 규범으로 큰 호령하며 당당하게 제자와 자녀들을 다스릴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했으면 좋겠다.

과거에는 스승과 어버이 명이라면 지상의 과제로 여기고 효행은 최고의 본분으로 생각하며, 덕을 쌓으면서 순응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아이들은 어떤가? 오히려 부모가 자식의 눈치를 보며 행여 어떻게 될까? 싶어 몹시 걱정하며 살고 있다. 오늘의 부모는 왜 이처럼 자녀교육에 나약해 졌는지 모르겠다.

또 아이들은 어떤가? 운동장 한 바퀴 뛰기가 힘들다. 몇 아이 말고는 얼마 안가서 헐떡거리며 주저앉고 만다, 겉 모양새만 컷지 콩나물 같은 체력이다. 그 뿐이랴, 속마음까지도 나약해 지고 있다. 난이한 과제를 부여하면 생각도 해보지 않고 쉽게 포기한다. 끝까지 해 내겠다는 의지력도 부족하다. 그런가 하면 남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예측할 수 없는 일 까지 발생하여 당혹스럽게 하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나친 생각 일인지는 모르지만 요새 아이들 중 내 아이나 남에 아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맛있는 음식 앞에서 ‘엄마 먼저. 누나 먼저’하며 권유하는 아이, 남겼다 주었을 때 감사하게 생각하는 아이가 과연 몇%나 될까? 뭐든지 자기만 위해 먹고 갖고 싶어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습성이다.

 매사가 자기 중심적인 생각과 행동이다. 합리적인 생각보다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외골수로 파고들어 1등을 하고 부모의 보상을 기다리는 아이, 또 이런 아이를 대견해 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모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바람직한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와 각종제도가 일심동체가 될 때 가능한데 그 중에서도 가정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가정교육의 중심은 바로 부모이므로 잘못된 생각과 태도가 없는지 학교에서 평생교육을 실시할 때 다음과 같은 내용에 관심을 두어야할 것 같다.

 내 아이의 인간적인 성숙면, 윤리 도덕성에는 문제가 없는가? 내 아이가 하루 결석하면 성적과 연결시켜 큰 일이나 난 것처럼 독촉하지는 않는가? 내 아이가 몸 좀 불편해서 하루쯤 결석하면 큰 일이나 난 것처럼 걱정하는 부모는 아닌가? 극기 훈련과 수학수행에 참가했던 아이가 돌아와 잠자리와 음식이 맞지 않았다고 맞장구치는 부모는 아닌가? 아침에 걸어서 등교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교문까지 자가용으로 등교 시켜주는 부모는 아닌가?  학교에서 선생님께 야단 맞았다고 항의하는 부모는 아닌가? 아이의 수준과 능력을 모른채 내 아이가 최고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담임선생님의 의견을 무시하는 부모는 아닌가? 등등

 아이가 몸 좀 불편해서 하루쯤 결석하면 어떤가? 하루 쉬게 하면서 건강의 중요성도 느껴 보게 하고, 즐거웠던 학교생활, 선생님에 대한 고마음, 친구간에 우정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여유를 주는 것도 소중한 공부다.

짝이 안 맞는다고 해서 짝을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엄마, 그렇게 함으로써 더불어 살아야 할 사회에서 과연 우리 아이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사회적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옆자리 짝과 싸우면 어떤가! 아이들은 다투가도 금새 친해지고 장난하며 성장하는 것이 아이들의 속성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또 자기 뜻대로 순응해 주는 짝에게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이 세상 모두가 내 자식과 똑 같은 아이들이 아니라고 본다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만났을 때 우리 아이가 어떻게 대처해 나아갈 것인가를 상상해 보았는가?
잘난 놈, 못난 놈 다 겪어보게 하여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폭 넓은 인간으로 키워 보자고 각서라도 받아보면 어떨까?

 수요자중심 교육 차원에서 내 아이만 잘 봐 달라는 부모님에 의견을 따라준다면 남의 아이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한 치의 앞을 못 보는 답답한 주문이요 이기주의 본보기가 아닌가? 내 자식이 귀할수록 남에 자식도 귀중함을 알도록 인식시키고, 선의의 경쟁에서 최선을 다하는 결과 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그런 아이로 키워 보자고 학부모들과 선서 같은 것을 해 본다면 의미있는 교육이 될 것 같다.

 또 아이들의 수준을 무시한채 부모의 지나친 경쟁 의식도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잣대로 재어서 성장의 성패를 가늠하려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즉 몇 점 몇 등으로 교육의 달성도를 결정지으려는 사회적인 교육 풍조가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 시험 몇 점 맞았니?” 운동회 때 달리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달렸나”가 아니라 “몇 등 했지?”식이다.

 아이들의 성장을 인간적인 성숙도로 보는게 아니라, 마치 규격화된 요즘 유행되는 말로 명품으로 보는 시각이다. 만점을 받아야만 최고 품질의 대우를 받는 아이들의 입장은 언제까지나 강박관념에 쫓기어 불안하기만 하다. 부모들의 욕심이 내 아이에게 얼마만큼 큰 짐이 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목적을 달성하려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힘 모두 동원해야 한다. 상대를 눕히기 위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악착스럽게 해 내야한다. 그러니까 상대가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가 아니라 항상 시기와 질투 및 경쟁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오늘의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이 폭 넓고 여유 있는 인간이 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웃의 아품과 기쁨을 함께 나누려는 따뜻한 심성을 기대해 보려는 것이 어쩌면 미련한 생각 일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적으로 똑똑한 아이가 될지는 모르지만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똑똑한 아이가 될지는 깊이 생각해야 할 일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듯이 위와 같은 사고방식은 원천은 바로 국가와 사회의 환경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간의 사회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생활 패턴의 변화, 가치관등의 차이에서 오는 영향도 크겠지만 문제는 부모들의 이기적인 생각과 앞뒤를 가리지 못하고 교육현장을 무시하는 일들도 한 몫을 차지했다. 거기에 큰 불을 붙인 교육부와 정치권의 형태도 그 책임이 매우 크다. 그 예로 해외유학은 중학교부터 허용된다고 되어 있지만 현실은 어떤가? 교육이 무너지니 너나 할 것 없이 해외유학을 여러 가지 형태로 변칙적으로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불법적으로 가세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 교직사회가 점차 성숙된 모습으로 정착되어 그런 대로 투명해 지고 인식도 크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 그 증거로 올해도 스승의 날이 촌지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휴업한 학교가 작년보다 훨씬 적은 경기도내 51%(전국48%)나 되었다고 한다. 내년 스승의 날은 학부모들의 주관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선생님들에게는 사명감을 느끼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스승의 대한 고마움과 참뜻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휴업하는 학교가 하나도 없이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축제의 날이 되기를 확신해 본다.

끝으로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전인교육을 위한 바른 인성을 가진 인간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녀가 등교할 때 들려주는 이야기를 봐도 우리 학부모와 선진국의 학부모는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령 영국의 부모들은 밖에 나가면 공중도덕을 잘 지키라고 하고, 미국의 부모들은 노약자를 보호 하라고 하는가 하면, 일본의 부모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하는데, 한국의 부모들은 학교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 하라고 한다고 한다.

 위에 예시한 4개국의 부모들의 생각에서도 선진국의 학부모들은 지적인 면보다 바른 인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우리 부모와 다른 점이다.  미래에 인간의 성공의 조건은 자신의 능력이 20%, 인간성이 80%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부모의 생각과 뜻대로 자식을 키우겠다는 것은 마치 규격화된 옷에다 자식의 체형을 억지로 입히려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

 사람은 누구나 유일 무이한 잴 수 없는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 어느 누구도 똑 같은 사람일 수는 없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독특한 존재로서 자기의 특유한 방식으로 경험을 축적하며 터득하고 추구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도와 주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녀들이 스스로 ‘나도 할 수 있다’는 YIC(Yes I Can)정신 즉 자신감을 심어주어 미래의 일등 인생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학부모 의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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