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데’라고 붙여 쓰는 경우와 ‘-는 데’를 띄어 쓰는 경우에 대해서 알아본다. 둘은 문법적 차이가 있다.
먼저 어미 ‘-는데’는 (‘있다’, ‘없다’, ‘계시다’의 어간,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1.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 내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그 애는 노래는 잘 부르는데 춤은 잘 못 춰./눈이 오는데 차를 몰고 나가도 될까? 2.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일을 감탄하는 뜻을 넣어 서술함으로써 그에 대한 청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태도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 ○ 잘 달리는데./성적이 많이 올랐는데?
반면 ‘-는 데’는 관형사형 어미 다음에 의존명사 ‘데’가 온 것이다. ‘데’는 의존명사로 1. ‘곳’이나 ‘장소’의 뜻을 나타내는 말. ○ 올 데 갈 데 없는 사람/예전에 가 본 데가 어디쯤인지 모르겠다./지금 가는 데가 어디인데?/그가 사는 데는 여기서 멀다. 2. ‘일’이나 ‘것’의 뜻을 나타내는 말. ○ 그 책을 다 읽는 데 삼 일이 걸렸다./사람을 돕는 데에 애 어른이 어디 있습니 까?/그 사람은 오직 졸업장을 따는 데 목적이 있는 듯 전공 공부에는 전혀 관 심이 없다. 3. ‘경우’의 뜻을 나타내는 말. ○ 머리 아픈 데 먹는 약/이 그릇은 귀한 거라 손님을 대접하는 데나 쓴다.
‘-는데’와 ‘-는 데’는 문법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는 붙여 쓰고, 하나는 띄어 쓴다. ‘-는데’는 어미이기 때문에 앞 말에 붙여 쓴다. 하지만 ‘-는 데’는 관형사형 어미 다음에 ‘데’라는 의존명사가 왔다. 의존명사는 앞 말과 띄어 써야 하기 때문에 ‘데’가 독립적으로 쓰인다.
둘은 띄어쓰기를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를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도 문법 의식을 동반해야 한다. 즉 의존명사 다음에는 조사가 붙을 수 있다. ‘데’ 다음에 ‘에(혹은 문맥에 따라 ‘에서’)를 붙여보자. 말이 자연스러우면 ‘데’가 의존명사다.
직접 실험을 해 보면 ○ 내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에 전화벨이 울렸다./그 애는 노래는 잘 부르는데 에 춤은 잘 못 춰./눈이 오는데에 차를 몰고 나가도 될까? ○ 그 책을 다 읽는 데에 삼 일이 걸렸다./그 사람은 오직 졸업장을 따는 데에 목 적이 있는 듯 전공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앞의 예문에서 전반부는 조사 ‘에’가 어색하다. 하지만 뒤의 조사 ‘에’는 문장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따라서 뒤의 예문은 조사가 붙는 의존명사다. 그렇다면 이때는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참고로 ‘-는데’와 용법이 비슷한 어미를 살펴본다.
‘-ㄴ데’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사오-’ 따위 뒤에 붙어) 1.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 여기가 우리 고향인데 인심 좋고 경치 좋은 곳이지./날씨가 추운데 외투를 입 고 나가거라./그 사람이 정직하기는 한데 이번 일에는 적합지 않다./저분이 그 럴 분이 아니신데 큰 실수를 하셨다./제가 알아보았사온데 사실은 그와 다르옵 니다.
2.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일을 감탄하는 뜻을 넣어 서술함으로써 그에 대한 청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태도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 ○ 나무가 정말 큰데./어머님이 정말 미인이신데.
‘-은데’ 1.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이는 연결 어미.
○ 볼 것은 많은데 시간이 모자란다./방이 좁은데 가구를 너무 많이 가져오지 마 라./미친놈, 달이 대낮 같은데 어둡다니.(현진건, ‘무영탑’)
2.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일을 감탄하는 뜻을 넣어 서술함으로써 그에 대한 청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태도를 드러내는 데 쓰는 종결 어미. ○ 기분 좋은데./집이 좀 작은데?/경치 좋은데?
‘-던데’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1.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와 상관있는 과거 사실을 회상하여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 너 고향에 자주 가던데 집에 무슨 일 있니?/너 그림을 잘 그렸던데 그거 여기에 걸자.
2. 해할 자리에 쓰여, 과거의 어떤 일을 감탄하는 뜻을 넣어 서술함으로써 그에 대한 청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태도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