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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대입전형제도 문제의 해결점은 없는가?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율은 80%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4년제 대학진학률은 59%로 독일의 35%이나 일본의 45%처럼 직업교육이 잘돼 있는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래서 영국을 비롯한 몇몇 선진국들은 한국 고등교육의 우수사례를 따라잡기 위해서 한국교육제도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의 중요한 목적은 대학교육이 아니라 교육을 받기 위한 수단인 대학입시에 두고 있다. 교육의 주객이 전도되어 대학교육 질보다는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대학입시 교육에 치중해 대학교육의 질적 하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학입시는 학생 개인으로서는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며, 국가로서는 대학교육을 통해 미래의 인적자원을 길러낼 인재를 선별하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대입전형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새로운 정부가 창출될 때마다 거듭 바뀌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대입전형제도는 고등학교의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된 문제, 사회적 통합을 위한 대학입학의 기회 배분,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적 정서적, 문화적 맥락과 복잡하게 연결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대입전형제도의 특징은 표준화된 평가와 다양한 전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평가하는 인간의 판단에 기초한 평가로서 개방적이며, 호주의 경우는 HSC과정 성취도 평가를 통한 객관성과 상대를 서열을 강조하며, 농어촌과 개인의 조건을 배려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그 해결점도 도출되리라 기대되지만 우리 국민의 정서에 깊이 뿌리박은 명문학교 선호사상이 사라지지 않은 한 지금의 문제가 싶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대학교육의 주체자인 대학이 학생 선발권을 갖지 못하고, 국가시험인 예비고사, 학력고사, 수능 등 단 한 번의 지필평가의 결과로 전국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을 선발해 왔다. 이러한 선발 방법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대학들은 서열화 되었고, 학교의 특성마저 사라지게 하였다. 며칠 전 한 취업준비생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만점 가까운 토익점수에 4.0 이상의 학점이지만 지방대학이라는 이유로 서류를 수 십 번 내었으나 면접 기회조차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신학교를 서울의 모 대학 졸업이라고 이력서를 내었더니 면접 통보가 왔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어처구니없고 이해하기 힘든 우리만의 일이다.

기업은 창업철학이나 비전을 가지고 미래를 도전한다. 그래서 기업은 무엇보다 이윤창출을 목표로 경쟁에 다양한 아이디어나 전략을 세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간판보다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이다. 선진국은 우리처럼 2세 경영인이 아닌 전문경영인을 도입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 기업도 이젠 간판위주의 취업 방식에서 벗어나야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 이런 채용방식이 빨리 바뀌어 지지 않는 한 대학의 서열화도 사라지지 않는다.

평가 방법이 바뀌면, 교육방법도 바뀐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대기업의 채용방법이 바뀌면 우리나라의 대학입시가 바르게 개선될 수 있다. 이제 대학은 입학사정관이라는 새로운 학생선발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입학사정관 전문 양성과정을 신규 개설․운영키로 발표하였다. 학생의 잠재력, 소질, 환경 및 고교 교육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입학사정관제가 활성화되면 학생․학부모의 입시부담 축소와 고교교육 정상화를 도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얼마나 공정하고, 객관성과 타당성 있는 잣대를 만들어 학생들을 측정하고 선발할지 걱정스럽다.

사실 좋은 대학이라면 우수하지 않은 학생을 우수한 졸업생으로 만들어내는 학교가 좋은 학교가 아닌가? 대학이 우수한 학생만을 유치하여 교육하겠다는 것은 교육의 수월성을 포기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졸업생을 또 우수한 인재로 선발하고 있는 기업들의 자세도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 과거 서울대 이면우 교수가 연구소의 연구원을 지방대 출신 중심으로 채용한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다. 자존심 강한 독선자보다 현재 실력은 좀 부족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협동심을 발휘하는 의욕적인 젊은이가 장래의 기업조직성과에 더 중요하지 않을까?

교육정책은 한 사람의 정치가나 교육행정가로서 개혁될 수 없다. 리더가 교육의 새로운 방향은 제시할 수 있으나 우리 국민의 의식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국민의 교육의식 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대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방식부터 바꿔보는 것이 대입전형의 새로운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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