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만 원짜리 넷북’ 새 학기 선물 어때요. ○ 새 학기 입학선물 어떤 게 좋을까 ○ 졸업, 입학과 새 학기 시즌이 다가왔다. ○ ABC마트, 신학기 ‘대규모 이벤트’ 진행 ○ 신학기 맞아 유통업계 ‘방긋’ ○ 학용품 할인받고 신학기 새다짐
‘새 학기’와 ‘신학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단어의 차이를 검토해 보자. 둘은 새로 맞이하는 학기라는 뜻으로 의미의 차이는 없다. 하지만 ‘새 학기’는 관형사 ‘새’에 명사 ‘학기’가 결합된 구(句)이다. 관형사가 명사를 수식하는 문법 구조는 우리말에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다.
‘새’ 1. 이미 있던 것이 아니라 처음 마련하거나 다시 생겨난. - 새 학기를 맞이하다. - 서점에는 날마다 새 책이 쏟아져 나온다.
2. 사용하거나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한. - 새 건물이 들어섰다. - 새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다.
관형사 ‘새’는 결합력이 뛰어나 ‘새 가방, 새 책상, 새 옷, 새 신발, 새 학교, 새 정보, 새 선생님’ 등 다양하게 붙는다. ‘새’는 명사와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형성하기도 한다. ‘새것, 새날, 새댁, 새색시, 새말, 새물, 새바람(새로이 변하는 세태), 새사람, 새살, 새살림, 새싹, 새아침, 새어머니, 새잎, 새장가, 새집, 새해’가 그렇다.
전통적으로 ‘새’는 관형사로 체언과 결합하는데, 최근에는 아예 하나의 단어로 붙여 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새사위, 새이파리, 새차, 새책’은 아직 합의되지 않은 합성어인데도 사전에 따라서는 표제어로 올려놓고 있다.
‘신학기’의 ‘신(新)’은 접두사의 성격이 있다. 이도 또한 결합력이 뛰어나 다양한 파생어를 만든다. ‘신개간, 신객관주의, 신경향, 신교육, 신국면, 신기록, 신기술, 신내각, 신대륙, 신도로, 신도시, 신문명, 신문학, 신문화, 신민요, 신발명, 신방안, 신사상, 신사업, 신사조, 신상품, 신생활, 신서적, 신세계, 신세대, 신세력, 신소설, 신소재, 신시대, 신여성, 신예술, 신인물, 신정부, 신제도, 신제품, 신종교, 신주권, 신지식, 신천지, 신체조, 신풍조, 신학문’ 등 그야말로 ‘신’만 붙이면 단어가 된다.
순우리말의 경우는 반드시 ‘새’가 붙어야 수식 관계가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새 가방, 새 옷, 새 신발’ 등은 ‘새’ 대신에 ‘신’을 이용해 하나의 단어로 쓰면 어색하다. 한자어도 마찬가지다. ‘새 책상, 새 학교, 새 선생님’은 ‘새’ 대신에 ‘신’을 쓰면 어색하다. 아울러 합성어 ‘새것, 새날, 새댁, 새색시, 새말, 새물, 새바람, 새사람, 새살, 새살림, 새싹, 새아침, 새어머니, 새잎, 새집, 새해’도 ‘신’으로 넣어 바꿔 말하기 곤란하다.
반면 관형사 ‘새’가 일부 한자어 명사를 수식하는 경우는 ‘새’를 한자어 ‘신’으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대표적인 예가 ‘새 학기’를 ‘신학기’로 대체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새 정보, 새 경향, 새 교육, 새 국면, 새 기술, 새 내각, 새 도로, 새 도시, 새 문화, 새 사업, 새 상품, 새 소재, 새 시대, 여성, 새 예술, 새 인물, 새 정부, 새 제도, 새 제품, 새 종교, 새 지식, 새 풍조, 새 학문’ 등은 ‘새’ 대신에 한자어 ‘신’을 접두사처럼 쓰면 하나의 단어가 된다. 결국 ‘신’이 붙은 한자어는 ‘새’와 체언의 관계로 띄어 써도 어색하지 않다.
참고로 관형사(冠形詞)에 대해 알아본다. 명사, 대명사, 수사를 체언이라고 한다. 이 체언을 ‘머리’라고 했을 때, 그 위에 ‘갓[관(冠)]’처럼 덧붙는 말이 관형사다. 관형사는 ‘체언이 쓰는 모자’다. ‘관’이 관형사의 자리를 나타낸다면, ‘형(形)’은 관형사의 문법적 성격을 나타낸다. 즉, 관형사는 무엇인가 ‘꾸미는’ 역할을 한다. 정리하면, 관형사는 체언 앞에 놓여서 체언의 내용을 자세하게 꾸며 주는 말이다. 여기에는 조사가 붙지 않으며, 어미가 붙어 활용하지 않는다.
관형사는 세 가지로 분류한다. 성상(性狀)관형사는 체언이 가리키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어떠한’의 빙식으로 꾸며 준다. ‘옛 모습, 갖은 양념, 온갖 식물’ 등이 그 예다.
다음은 ‘이 사람’, ‘그 남자’, ‘저 여자’, ‘요 녀석’, ‘고 자식’, ‘조 놈’ 할 때 ‘이, 그, 저, 요, 고, 조’ 처럼 어떤 사물을 가리킬 때 쓰는 관형사가 있다. 이를 지시관형사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수관형사는 명사의 수를 나타낸다. ‘한’, ‘두’, ‘세’ 등등이 모두 수관형사이다. 수관형사는 결국 이론상으로는 그 수가 헤아릴 수 없다.
이 세 종류의 관형사가 한 체언을 동시에 꾸밀 때 그 순서는 어떻게 될까? 예문을 통해 이해하면 쉽다. ‘이 새 옷은’을 보면 지시관형사가 성상관형사보다 앞선다. 그리고 ‘저 열 사람이’ 같은 예문에서는 지시관형사가 수관형사보다 앞선다. 결국 지시관형사는 다른 두 종류 관형사보다 앞선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성상관형사와 수관형사의 순서는 어떻게 될까? 흔히 ‘여러 새 지역’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수관형사가 성상관형사보다 앞서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