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험자격문제를 놓고 문부과학성이 조선학교를 비롯한 아시아계 학교를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8일 홋카이도, 도쿄, 이바라기, 오사카, 히로시마 등지에서 63개교의 초·중등 조선학교들이 공개수업을 가졌다.
이 같은 공개수업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외국인 학교 중 서구식 '인터내셔널 스쿨'에만 대학입학시험 자격을 자동적으로 부여키로 한 방침에 항의하고, 조총련계 학교의 학사기준이 일본 학교에 필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다.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의 조총련계 중학교는 8일 오전 일반인에게 수업장면을 보여주는 '공개수업'을 실시했다. 이 학교는 조선어 및 수학 수업을 포함해 1, 2학년 9개 학급에서 1, 2교시를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특히 이 학교는 수업 참관인들에게 "변호사가 되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학에 가고싶다"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인데 왜 교육받을 동등한 권리를 갖지 못하는가"라는 학생들의 작문을 나눠줬다.
부용욱 교장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와 같은 정치적 이슈들과 교육받을 권리는 분명히 구별돼야 하며 이로 인해 학생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문부과학성의 새 방침을 비판했다.
공개수업을 참관한 수많은 국회의원, 지역 일본인사,시민들은 조선학교가 일본학교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문부과학성의 부당한 결정에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곤도쇼이치 중의원의원(민주)은 "수업을 보고 어린이들의 꿈을 짓밟는 결정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 미에현립대학에서 입시를 담당하는 미즈다니이사무 교수는 "조선학교의 수업내용은 일본학교와 같고 졸업생들의 학력도 같은 수준에 있다"며 "본교에서는 독자적으로 조고 졸업생들의 입학자격을 인정하고 전례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개수업이 진행된 8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교육회관에서는 '민족교육에 대한 부당한 차별에 항의하는 재일동포긴급집회'가 열렸다.그러나 이에 앞서 문부성은 조총련 및 민단계뿐만 아니라 중국 등 소수민족 학교의 졸업생에 대해 현행처럼 대학입학시험 자격을 자동 부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부성은 그러나 외국인 학교 중에서 '인터내셔널 스쿨'에 대해서는 미국과 영국의 민간 평가기관의 인증을 받은 경우, 졸업생들에게 대입 자격을 주기로 했다.